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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트라우마’ 담긴 대피소, 희망의 문화공간으로

등록 2011-11-20 20:28수정 2011-11-20 21:40

학교 대피소 북카페로 리모델링해 평시에도 활용
지난 18일 오후 연평중·고등학교 운동장으로 중학생 8명이 자전거를 타고 들어왔다. 학생들은 서로 편을 가른 뒤 운동장에서 신나게 공을 차며 뛰어놀았다. 연평도에서 만난 아이들 대부분은 아직도 포격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신성민(9·연평초3)군은 “포격 때 대피소가 심하게 흔들렸던 게 여전히 생각난다”며 “대피소 안에 들어가면 항상 무섭다”고 말했다.

이처럼 포격 이후 연평도 아이들에게 무서운 곳으로 인식되어 온 대피소를 문화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23일께면 연평초등학교에 있는 대피소는 ‘희망대피소’, 연평중·고등학교에 있는 대피소는 ‘북카페’로 탈바꿈한다. 희망대피소와 북카페는 평소에는 아이들을 위한 문화시설로, 비상시에는 대피소로 활용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연평도 학생들을 위해 대피소 북카페에 도서 1000권과 디브이디(DVD) 100장을 기증했다. 대피소 이름은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지었다. 김규진(14·연평중2)군은 “포격 이후에도 10여 차례 대피소로 피신했는데 그때마다 좋은 기분이 아니었다”며 “특히 여학생들은 대피소에 들어가는 것을 많이 무서워하는데, 북카페로 만들면 두려움이 사라질 것 같다”고 했다.

희망대피소와 북카페를 꾸미는 작업에는 인천 지역 예술인 10명이 도움을 주고 있다. 인테리어작가·수묵화가·서양화가·사진작가 등 다양한 분야 예술인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바다의 향연’, ‘파도의 소리’ 등 다양한 주제로 연평도 담벼락에 벽화도 그리는 등 연평도 곳곳을 문화의 길과 문화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작업에 참여한 조각·행위예술가 신종택(54)씨는 “문화시설이 전혀 없는 연평도에 책과 문화, 더불어 희망을 전파할 수 있는 공간을 꾸미는 작업을 하게 돼 보람을 느낀다”며 “아이들에게 소중한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어서 주민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연평도/이충신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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