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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외 입양의 상처, 극장에서 찾은 ‘처방전’

등록 2011-11-18 19:35

정애리(51)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 회장
정애리(51)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 회장
첫번째 ‘입양인영화제’ 열려…정애리 회장 “한국과 화해 계기 되길”
“해외입양인들과 한국사회가 서로 화해할 수 있는 다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와 해외입양인연대가 18일부터 이틀동안 대학로시지브이(CGV)에서 제1회 입양인영화예술제를 열었다. 입양인영화예술제는 입양인 영화감독 8명의 작품 13편을 상영하고 입양인 예술가 13명의 미술작품 200여편을 대형 브라운관으로 소개된다. 이번 입양인영화예술제는 프랑스로 입양됐다가 4년 전부터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화감독 피에르 오제론(27)이 총감독을 맡았다.

정애리(51·사진)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 회장은 “해외입양인들은 자신이 ‘10만불에 팔려갔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자신의 정체성과 한국사회에 대한 엄청난 갈등을 겪는다”며 “이번 영화제는 한국사회가 어린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보내면서 끊어졌던 입양인과의 관계를 회복시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1999년 설립된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는 해외 입양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데, 15개국 22만명에 이르는 해외입양사회와 한국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입양인영화예술제는 미국으로 입양된 디앤 보쉐이 리엄 감독이 만든 <차정희에 대해서>를 18일 오후 4시 개막 작품으로 1시간 가량 상영하면서 시작된다. 둘째날인 19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장편과 단편영화 12편이 상영된다. 리엄 감독을 비롯해 예술제에 참여한 입양인 영화감독들은 자신이 만든 영화 상영이 끝나면 관객과 감상을 나누고 대화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번 예술제에 상영하는 영화는 한국과는 많은 것이 다른 국가에서 성장한 해외입양인들이 겪은 다양한 아픔과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 대부분이다. 정 회장은 “해외입양인들이 한국을 대하는 시선에는 애증의 양면성이 있다”며 “한국사회는 입양인들과의 관계회복이 필요한데, 이번 영화제가 입양인들과 한국사회가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양인영화예술제는 한국사회에서 “버림 받았다”고 생각하는 입양인들이 자신이 만든 영화를 통해 자신들의 존재를 한국사회에 인식시키는 아주 특별한 작업이다. 정 회장은 “입양인들은 자신들이 해외로 입양되면서 한국사회에서 잊혀졌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며 “이번 예술제가 자신들의 존재를 한국에 알려 상처를 치유하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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