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거부로 세상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 소속 고교3년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0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학입시 거부를 선언하고 있다. 이 선언에는 모두 18명이 참여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투명가방끈들의 모임’ 청계광장서 대학입시 거부 선언
같은 나이지만 생각은 달랐다. 69만명의 19살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던 시각 13명의 19살은 시험을 거부했다.
‘대학입시 거부로 세상을 바꾸는 투명 가방끈들의 모임’과 참교육학부모회, 인권단체 등 30여명은 함께 수능시험일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대학입시 거부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경쟁과 학벌을 강요하는 대학입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2012학년도 수능시험 대상자인 93년생 13명은 수능을 보지 않고 자리에 함께 했다.
인터넷 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모인 경쟁 위주의 입시 교육을 비판하기 주저함이 없었다. 이들은 ‘우리 사회가 19살에 선택할 수 있는 인생의 정답이 오로지 대학뿐’이라는 가르침에 분노했다. ‘투명 가방끈들의 모임’을 이끌고 있는 조만성(19)씨는 “우리 사회의 교육의 상징이 수능이라고 생각해 기자회견 날짜를 수능 시험일로 정했다”며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평가되는 교육현실의 모순을 꼬집고 싶었다”고 밝혔다.
친구들과 다른 길을 걷게 됐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은 없었다. 서울방송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장주성(19)씨는 “대학생들의 등록금집회를 보면서 1등급 상품만을 만들어내는 교육, 취업을 위한 대학은 거부하기로 했다”며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신학을 공부해서 기독 교단체 활동가가 되고싶다”는 꿈을 밝혔다. 문동혁(19)씨 역시 “대학에 떨어졌다고 패배자로 보는 사회에 저항하기 위해 대학입시를 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대학거부선언행동준비 회의 이후 발족한 ‘투명가방끈들의 모임’은 오는 12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청계광장 근처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대학입시거부로 세상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 소속 고교3년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0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학입시 거부를 선언하고 있다. 이 선언에는 모두 18명이 참여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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