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정치권 러브콜 쇄도에도
내년 1학기 대학원 강의
학과개편 ‘큰 판’도 벌여
내년 1학기 대학원 강의
학과개편 ‘큰 판’도 벌여
안철수(49)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최근 들어 더욱더 ‘학교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내다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야권이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는데도 교수 직무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 야권통합 추진기구인 ‘혁신과 통합’이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혁신적 통합정당 건설의 길에 함께했으면 한다”며 동참할 것을 제안하는 등 안 원장은 이미 유력 대선주자로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그의 요즘 관심은 온통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을 정상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있다고 7일 동료 교수들이 전했다.
안 원장은 우선 내년 1학기부터 융합과학기술대학원생에게 ‘기업가적 사고방식’을 강의한다. 이 강의는 다양한 기업가들에 대한 사례연구, 기업가들의 미화되지 않은 일상을 기록한 책들, 국내 기업가들 인터뷰 등을 통해 기업가들의 고민과 경험을 간접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 강의는 안 원장이 교수를 겸하고 있는 디지털정보융합학과 전공선택 과목으로 3학점짜리다.
또 안 원장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실질적인 융합학문 연구의 중추적 구실을 담당하도록 학과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순탄하게 유지되던 대학원 운영체제를 기초부터 다시 짜는 ‘큰 일’을 벌인 것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안 원장이 엠아이티(MIT) 미디어랩과 도쿄대 대학원의 장점을 살려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 맞게 청사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의 구상대로라면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은 총 4개 학과 중 나노융합학과, 디지털정보융합학과, 지능형융합시스템학과를 하나로 합치게 된다. 교수들의 적잖은 저항도 예상된다. 그러나 안 원장은 교수들과 직접 대화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전문 분야마다 담을 쌓을 게 아니라 울타리를 트자는 취지로서, 안 원장이 대학원 교수회의를 열어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안 원장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명칭 변경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이 대학원은 인문·사회·자연·공학·예술 등 모든 학문 분야가 참여하고 있는데, 지금 이름은 이를 포괄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안 원장이 대학원장으로 올 때부터 어떻게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을 발전시킬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렇듯 안 원장이 대학원장 일에 정력과 시간을 투자하다보니, 적어도 내년 1학기 때까지는 정치적 활동이 없을 것이라는 게 동료 교수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서울대 본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 벌이고 있는 일들을 보면, 대선은 모르겠으나 내년 총선에 직접 나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움직이더라도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처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양상이 전개될 듯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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