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대검찰청 공안부(임정혁 검사장)는 최근 한층 격화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과격한 반대 시위와 인터넷을 통한 이른바 ‘유언비어·괴담’ 등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현행범 체포와 구속수사를 통해 엄정하게 대처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경찰청, 외교통상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공안대책협의회를 열어 이런 강경대응 방침을 정했다.

검찰은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매체 파급 효과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과 중대성 등을 고려해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맹장수술을 받으면 의료비가 900만원이 되고, 감기약은 10만원이 된다’ ‘미국과 에프티에이를 체결했던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으로 도망가고 관여자들은 국민이 잡아서 총살했다’는 등의 내용이 최근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번지는 것은 에프티에이에 관한 정당한 비판과 반대를 넘어선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처벌 대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단순 허위사실 유포로 형사처벌할 수 없더라도 관련 기관이나 단체에 민사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 민사소송 지원 등을 통해 그 책임을 끝까지 추궁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위터 등 소설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에프티에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 상당수는 언론에서 문제제기한 글이 상당수인 상황에서 공안당국의 강경대응이 자칫 자의적 법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입장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제기될 수 있고 국가적 현안인 중대사안에 대해 의견 개진 기회를 원천봉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에프티에이의 문제점을 앞장서서 지적하고 있는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검찰의 방침은 에프티에이 반대여론이 갈수록 높아지자 비준안 국회처리를 속전속결로 처리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보인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인터넷 괴담으로 검찰이 지목한 멕시코 사례는 사실이 아닌 것이지만, 맹장수술의 경우 한-미 에프티에이가 체결돼서 제주도 등 일부 경제특구에서 시행될 경우 미국의 의료수가를 적용하면 실제로 그렇게 된다”고 지적하고 “국민들이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합리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우려에 대해 공안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독재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잘못되거나 과장된 정보는 자정기능에 의해 충분히 걸러질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이 굳이 강경대응할 사안이 아니라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이 교수는 “트위터 등에 나돌던 ‘에프티에이의 12가지 독소 조항’에 대해 작성자에게 연락해서 내리도록 했다”면서 “과장된 진실은 잘못된 의견일 뿐이지 구속사안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트위터에서도 “괴담인지 아닌지 그들이 무엇에 근거해서 판단할지 궁금하다”(@pinggeo) “간첩이 수만명이라면서 그건 못잡고 국민잡으러 나섰구만”(@jnjfilm) “제대로 대화해서 설득할 생각은 안하고”(@nyxity) 등 비판적 지적이 봇물터지듯 나오고 있다.

　　

김도형 선임기자aip2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