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경찰서는 원조교제를 하자며 남성들을 모텔로 유인한 뒤 폭행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상해)로 남녀 가출 청소년 일당 5명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아무개(16)군 등 남자 3명과 서아무개(15)양 등 여자 2명은 지난달 28일 새벽 3시께 인터넷 채팅으로 한아무개(28·무직)씨와 최아무개(29·무직)씨에게 ‘원조 교제를 하자’며 경기도 평택의 한 모텔로 오라고 유인했다. 여자 2명이 두 남성을 모텔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함께 옷을 벗는 사이 박군 등 3명이 급습해 피해자들을 각목 등으로 폭행한 뒤 명품 시계와 금팔찌 등 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았다. 이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여중생과 원조 교제를 했으니 돈을 내놓지 않으면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고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추가로 현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한씨는 10대들에게 서울에 가면 친구로부터 300만원을 받아 줄 수 있다고 일단 안심시킨 뒤 함께 서울로 이동했다. 한씨는 돈을 가지고 나오겠다며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친구 집에 들어가 친구에게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부탁해, 출동한 경찰이 10대들을 체포했다.
이들 청소년 5명은 가출해서 알게 된 사이로 경찰 조사에서 숙박비와 게임비,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고등학교를 다니는 박군을 제외하고는 최종 학력이 모두 중학교 졸업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원조교제를 했다는 약점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계획했고, 유인조와 행동조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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