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인(49) 경위
비행청소년 지도하는 중랑경찰서 이상인 경위
서울 중랑경찰서 망우3치안센터장 이상인(49·사진) 경위의 별명은 망우동 비행 청소년들의 ‘골목대장’이다. 이 경위는 아침 8시 인근 학교 청소년 등교지도로 시작해, 학교를 다니지 않는 비행 청소년들과 함께 밥도 먹고 대화도 나눈다. 지난달 27일 만난 인근지역 비행 청소년들도 다른 경찰과는 달리 이 경위에게는 싹싹하고 얌전하게 굴었다.
이 경위는 10년 남짓을 경제수사팀에서 일했던 그는 중학생이었던 아들의 방황을 겪으며 청소년 범죄 예방을 막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이 경위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학교를 다니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아들을 상대하면서 비행청소년을 다루는 법을 힘들게 배웠다. 이 경위는 “늘 말썽이던 아들이 원하는 것은 아버지의 무한한 지원과 믿음이었다”며 “아들을 대하는 자신이 달라지자 아들도 서서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경위의 경험은 다른 비행청소년들을 대하면서 그대로 적용됐다. 이 경위는 아버지를 흉기로 위협한 청소년의 사례를 들며, “조사받으러 와서 화내고 씩씩대다가도 ‘너 지금 많이 힘들지’라고 물어봐줬더니 그제야 울면서 얘기를 시작했다”며 “그 상황에서 가장 힘든 사람은 범죄소년 당사자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범죄소년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경찰 수사관행의 문제점도 꼬집었다. 이 경위는 “형사들 애들 대할 때 ‘이 새끼 또 왔네’라고 시작하면 아이들은 바로 ‘XX 왜요?’라고 욕한다”며, “아이들의 문제가 무엇이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지도복지 석사, 미술심리치료사, 학교폭력예방교육 강사 등 다양한 관련 분야의 경력을 쌓고 있는 이 경위는 우리사회에서 청소년범죄가 시급한 문제라고 힘주어말했다. “죄를 저지른 아이들은 과거보다 앞으로 죄를 짓지 않게 하는 게 더 중요한데 아무도 그 역할을 해주고 있지 않다”며 “10년 남짓 남은 경찰생활 보람있게 제가 그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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