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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낯뜨거운 친미 발언이 진실로 가는 길 터줘”

등록 2011-10-20 19:55

이동현(26·경희대 신문방송학과 4)
이동현(26·경희대 신문방송학과 4)
‘대학생 위키리크스 번역단’ 운영자 이동현씨
정권 핵심부 발언 보도 충격 받아
회원 180명…‘인간방패’ 등 다양
“한미관계의 민낯 생생하게 목격”
“‘이명박 대통령은 뼛속까지 친미·친일’이라는 친형 이상득 의원의 발언을 전한 <한겨레>의 기사를 보고 번역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위키리크스 대학생 번역단(cafe.daum.net/wikiuniv) 카페지기 이동현(26·사진·경희대 신문방송학과 4)씨는 위키리크스 번역을 시작하게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위키리크스 누리집에 접속해 A4용지 2~3장 분량의 문서를 번역해 기사 내용이 사실임을 직접 확인했다”며 “미국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이 의원이 주한 미국대사한테 대통령인 동생을 친미·친일이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너무 수치스러웠다”고 했다.

위키리크스에 얼마나 더 놀라운 사실들이 있을까 궁금했던 이씨는 지난달 22일 위키리크스 대학생 번역단 카페를 열었고 한달 만에 회원이 180명을 넘어섰다. 국외생활을 오래 해 영어를 잘하는 학생, 한-미 관계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학생,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 탱크에 맞서 인간방패로 나선 학생 등 다양한 친구들이 회원이라고 이씨는 소개했다. 이달 초에는 대학별로 모임을 열어 번역 비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통일 문제 등에 대한 전문지식도 나눴다고 했다. 이렇게 한달 남짓 동안 이 카페 회원들이 번역한 문서는 30건이 넘는다.

번역을 배워본 적 없는 비전문가로서 오류를 범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하지 않았을까? 이씨는 “번역이 잘 안될 때는 만나서 의견을 모으거나 댓글을 달아서 틀린 부분은 고치는 등 집단지성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롤리스(Lawless)라는 단어를 처음에 ‘법이 없는’으로 해석했어요. 그런데 문장 연결이 잘 되지 않더라고요. 나중에 회원들과 의견을 나눈 결과 사람 이름이라는 것을 확인했죠. 하하하.”

미국 외교문서를 통해 한-미 관계의 ‘생얼’을 목격한 이씨는 “‘한국은 미국의 식민지’라는 주장을 단순히 낡은 이념적 사고라고 치부해 버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콘택트(contact)라는 단어는 ‘스파이’를 뜻하는데, 미국 관료들이 우리 정부 관료·지식인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미국의 콘택트’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원문을 통해 종속적 한-미 관계의 단면을 확인한 셈이죠.”

그는 특히 “이명박 정부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서 ‘쇠고기를 수입할 테니 삼계탕을 수출하게 해달라’고 아이처럼 투정부리는 장면에서는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오큐파이(점령) 시위’에 참가하기도 했던 이씨는 “시위의 목적처럼 1%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를 번역해 99%와 소통하는 것이 번역단의 활동 목적”이라며 “언론이 말하지 않는 한-미 관계의 진실을 끝까지 파헤치고 싶은 분은 트위터(@wikileaks_univ)로 연락해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글·사진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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