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청부 폭행 지시 여부 집중 추궁
조폭에 3억원 전달 증거 확보
조폭에 3억원 전달 증거 확보
이윤재(77) ㈜피죤 회장이 5일 이은욱(55) 전 사장 청부폭행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조만간 이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이 회장을 상대로 지난달 29일 구속된 이 회사 김아무개(50) 이사에게 이 전 사장에 대한 청부폭행을 지시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경찰은 이 회장이 김 이사에게 이 전 사장의 폭행을 지시하면서 5만원권 6000장으로 된 3억원을 두 차례로 나눠 전달했으며, 이 돈이 이 전 사장을 폭행한 조직폭력배들에게 건너갔다는 진술과 증거를 확보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이 회장에게 구속 요건인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 재범의 위험성 등이 있는지를 자세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건강상의 문제를 들어 이날 밤 11시까지만 조사를 받았다. 이 회장은 7일 오전 10시 다시 경찰에 출석한다. 경찰 관계자는 “주요한 부분을 60%쯤 확인했으며, 7일 다시 조사하면 더이상 소환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1시50분께 병원 환자복 위에 베이지색 점퍼를 입고 하늘색 마스크로 입을 가린 채 강남서에 출석한 이 회장은 “혐의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경찰 조사실로 향했다.
경찰은 ㈜피죤 임원 1~2명을 추가로 참고인 또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일 김 이사가 최근 남부지역 영업본부장으로 발령나기 전에 사용했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 피죤 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유한킴벌리 부사장 출신인 이 전 사장은 지난 2월 ㈜피죤 사장에 취임했다가 4개월 만에 창업자인 이 회장에 의해 해임됐다. 이 전 사장이 지출을 많이 하고, 이 회장의 허락 없이 일을 처리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 전 사장은 ‘회사 쪽 주장은 사실이 아니고, 계약기간이 2년이었는데 부당하게 해임됐다’며 같이 쫓겨난 김아무개(51) 전 상무와 함께 지난 7월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및 해고무효 확인 소송을 내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이에 회사는 ‘이 전 사장이 소송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고 언론에 회사 기밀을 유출했다’며 지난달 26일 이 전 사장과 전 임원 2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9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 전 사장은 지난달 5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다 김 이사의 사주를 받은 ‘무등산파’ 조직폭력배 3명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 전 사장은 그 뒤 경찰 조사에서 이 회장이 폭행 사건의 배후라고 진술했다. 구속된 무등산파 조직폭력배 3명은 현재 검찰에 송치돼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경찰은 도주한 다른 조직원 1명을 추적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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