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원쪽 “대응가치 못느껴”
2006년 당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에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국회가 농민에 저항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농민단체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한국농민연대와 농수축산연합회에 소속된 농민단체들의 대표 10여명은 19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의 남 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가 남 의원 규탄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보조금 지급은 해로우니 중단하고 한-미에 이어 한-중 자유무역협정까지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망언을 일삼은 남 의원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국회 비준안 처리를 중단하고 농수축산물 소득 안정화 방안을 먼저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농민단체는 다음달 6일 서울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를 위한 대규모 전국농민대회를 열기로 결의했으며, 그에 앞서 오는 26일께부터 집단농성을 시작하기로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도 이날 성명을 내어 “지난해 말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농민들을 ‘다방농민’이라고 폄하하더니, 이번에는 남 의원이 농업보조금이 해롭다는 발언을 했다”며 “국민의 요구에 저항하는 것을 용기라고 말하는 남 의원은 누구를 위한 국회의원인가”라고 질타했다. 이 단체는 “우리나라의 농업보조금은 농업생산액의 4.6%로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농업과 농민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자유무역협정을 앞서 추진하면서 농업보조금마저 없애야 한다는 국회의원이 있는 한 식량주권 실현도, 지속 가능한 농업도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경필 의원 쪽은 “몇 단계의 요약과 번역을 거친 정보보고 수준의 문건에 대해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밝혔다.
김현대 선임기자, 황준범 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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