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형
2년전 강도 혐의 드러나
‘대도’ 조세형(73·사진)씨가 다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9일 금은방 주인의 집에 침입해 일가족을 흉기로 위협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상해)로 조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장물 거래를 알선한 혐의로 2010년 실형을 선고받고 안양교도소에 복역중이었는데, 경찰은 2년 전인 2009년에 벌어진 이 사건의 범인으로 조씨를 지목하고 이날 0시5분께 출소하는 조씨를 기다렸다가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는 1980년대 청송교도소 수감 중 알게 된 하아무개(63), 민아무개(47)씨와 2009년 4월 복면을 한 채 경기도 부천의 한 금은방 주인인 유아무개(53)씨의 집에 침입했다. 이들은 사전에 유씨 집 주변을 답사하고, 칼과 복면, 장갑, 테이프 등을 사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유씨의 집 아래 1층에 있는 금은방을 털려던 조씨 일행은 열쇠를 내놓으라며 유씨 일가족을 흉기로 위협했다. 이 과정에서 조씨 일행은 유씨의 아내와 아들에게 전치 3주의 상처도 입혔다.
하지만 유씨가 이들 몰래 주머니 안에 있던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출동하자 다급해진 조씨 일행은 주먹으로 유리창을 깨고 달아났다. 허둥지둥 도망가며 이들이 가지고 간 것은 현금 30만원과 금목걸이 하나뿐이었다.
미제가 될 뻔한 이들의 범행은, 공범 민씨가 주먹으로 유리창을 깰 때 현장에 남긴 피 때문에 결국 들통이 났다. 지난 2월 다른 혐의로 민씨를 조사하던 경찰이 그 당시 혈흔이 민씨의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추궁한 끝에 조씨와 함께 범행을 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이다. 광진서 관계자는 “민씨의 유전자와 부천 사건 현장에 남겨진 피를 대조해 민씨가 범인임을 밝혀내고 추궁한 끝에 조씨 등과 공모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조씨를 두 차례 만나 범행 여부를 캐물었으나 조씨는 극구 부인했다. 경찰에 체포된 조씨는 이날도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곧 조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때 재벌 회장 집에서 훔친 돈을 고아원 등에 나눠줘 ‘대도’로 불린 조씨는 1998년 출소 뒤 기독교 전도사로 변신해 주목받았다. 하지만 2001년 일본에서 물건을 훔치다 붙잡혀 3년형을 살았고, 2005년에도 절도죄로 다시 3년을 복역한 바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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