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별세한 이소선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지하통로에서 5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 화환이 도착한 걸 본 조문객들이 화환을 철거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씨 타계] 빈소 표정
문재인 “아들 만나 평안하길”
베트남 노총 대표단도 조문
문재인 “아들 만나 평안하길”
베트남 노총 대표단도 조문
이소선씨가 별세한 지 3일이 지났지만 아직 그를 보내기는 못내 아쉬운 시간이었다. 5일에도 고인과 인연을 맺은 각계각층 인사들이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찾아 추모 열기를 이어갔다.
‘노동자의 어머니’를 잃은 노동계 인사들의 슬픔은 깊었다. 조합원 20여명과 함께 빈소를 찾은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은 “2009년 77일간의 파업 때 어머니가 정문까지 찾아오셨는데 옥상에 있어서 직접 뵙지 못했다”며 “전해 들었던 ‘살아서 싸우고 내려오라’는 어머니의 말씀이 유독 애틋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언론이 바로 선 세상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비통하다”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베트남 노총(VGCL)의 호앙응옥타인 부주석은 대표단 5명과 함께 빈소에 들러 “노동운동을 위해 희생하신 이소선씨를 베트남에서도 안다”며 “베트남 노동자들도 어머니의 죽음을 깊이 애도한다”고 말했다. 용산참사 희생자인 고 이상림씨의 유가족인 전재숙씨는 일가족과 함께 빈소를 찾아와 “어머니가 용산 현장에 오셔서 우리는 같은 유가족이라며 한 가족으로 받아주셨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며 흐느꼈다.
문화계·학계 인사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전태일문학상 심사위원을 10차례 역임했던 신경림 시인은 “한 시대의 어머니셨다”며 “제가 항상 존경해왔던 분인데 찾아뵌 지도 오래됐고 너무 아쉽다”고 짧게 말하고는 더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탤런트 권해효씨는 “큰 소리를 내지 않으셔도 존재 자체가 힘이 되신 분”이라고 말했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자식의 죽음으로, 한 아들의 어머니에서 사회 전체의 어머니로 지평을 넓히신 분”이라며 고인의 삶을 갈음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제가 부산에서 노동변호사 하면서 여러번 뵀다”며 “노동자의 어머니이신 이소선 어머니께서 저세상에서 아드님을 만나 평안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전에 이소선씨를 직접 만나본 적이 없는 시민들도 빈소를 찾아 슬픔을 나눴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7살짜리 아들과 함께 온 김지선(47)씨는 “제 아이도 커서 노동자가 될 텐데 그때는 노동자들이 슬프지 않은 세상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무지개방’ 공동육아조합을 운영하는 김종혁(54) 교사의 손을 붙잡고 온 김민규(9) 학생은 조그만 입을 오물거리며 “할머니는 노동자들에게 잘해주신 분이라고 배웠어요”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밤에 이어 이날 오후에도 일부 성난 조문객이 이명박 대통령이 보내온 화환을 치웠다. 화환을 치운 조문객은 “노동자 탄압에 앞장서 온 대통령이 보낸 화환이라서 부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유족 쪽의 요청으로 청와대에서 다시 화환을 보냈지만, 일부 조문객이 또 화환 철거를 요구해 유족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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