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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남북간 눈물 없는 세상 만들고 싶어요”

등록 2011-09-01 19:39

조명숙(41) 여명학교 교감
조명숙(41) 여명학교 교감
올해 ‘청년일가상’ 수상한 조명숙 여명학교 교감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만들어
현장체험 통한 자립여건 조성
“치유·교육 도와줄 공간 꿈꿔”
“북한이탈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절로 기운이 납니다.”

조명숙(41·사진) 여명학교 교감은 최근 일가재단의 ‘2011년 청년일가상’ 수상자로 뽑혀 3일 오전 서울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상을 받는다. 북한이탈 동포들을 도와 남한에서 자존감 있는 시민으로 설 수 있도록 교육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일가상은 가나안농군학교 창설자인 일가 김용기 선생의 삶과 정신을 기리는 일가재단이 해마다 아시아 발전 공헌자에게 주는 국제상이다. 올해는 고창청보리밭 축제를 기획한 진영호씨가 농업분문상을, 노숙인을 돌봐온 민들레국수집 서영남씨가 사회공익부문상을 받는다.

대학 3학년 때부터 이주 노동자 지원단체에서 활동해온 조 교감은 1997년 중국으로 신혼여행을 갔다가 북한이탈주민들과 첫 인연을 맺었다. 탈북 동포들의 비극적 실상을 전해들은 그는 그들을 돕기로 작정했다. “그들의 어려운 처지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요.” 그와 남편 이호택씨는 그길로 중국에 주저 앉아 북에서 온 동포들과 함께 생활했다. 그는 98년 북한이탈주민을 데려온 최초의 남쪽 시민이기도 하다. 97년 당시 그와 함께 건너온 13명은 베트남을 거쳐 중국으로 추방됐다가 다시 베트남으로 보내지는 등 이른바 ‘핑퐁난민사건’ 끝에 가까스로 남쪽에 남았다. 이들의 정착을 위해 99년 난민지원센터인 ‘피난처’를 세웠고 현재 남편 이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여명학교는 북한이탈 청소년을 위한 도시형 대안학교다. 조 교감은 2004년 탈북 청소년 교육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의 대안까지 고려해 여러 교회들의 지원을 받아 중·고등 과정의 ‘여명학교’ 설립에 힘을 쏟았다. 중등·고등·대학 예비반으로 나눠 일반 지식 교육뿐만 아니라 문화적응과 현장체험을 통한 인성교육으로 남쪽 사회에서 자립해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의 끈질긴 노력 덕분에 지난해 3월 여명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고등학교 학력인정을 받는 학교로 지정됐고, 현재 70여명이 공부를 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치유·돌봄·교육을 함께 하는 종합학교를 꿈꾸고 있다는 그는 “저 역시 가난하게 살아와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외면하지 못한다”면서 “외국인이든 탈북자든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감은 북한이탈 청·장년을 대상으로 한 야학인 자유터학교도 세워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는 학교와 가족의 기능을 겸한 교육, 문화체험과 나눔 창고 등의 나눔 프로그램을 함께 하고 있다.

낮에는 여명학교에서, 밤에는 자유터학교에서 북한 이탈 동포의 교육에 여념이 없는 그는 “앞으로는 남북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서로 눈물을 흘릴 일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사진 여명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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