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또다른 남편과 아내가?
결혼정보업체 설문…“남성 절반, 배우자같은 여성동료 있다”
결혼 9년차 직장인 조강우(가명·39)씨는 지난 3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다른 부서 담당자 이아무개씨가 대학 후배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해당 부서에 잘 적응하지 못하던 이아무개씨는 선배인 조씨에게 직장생활의 고민을 털어놨다. 두 사람은 모바일 메신저로 자주 대화하며 점심도 같이 먹는 사이가 됐다. 조씨와 이씨는 요즘도 서로 가정 생활을 얘기하며 사내 멘토·멘티로 편하게 지내고 있다.
직장인 남성 2명 중 1명 꼴로, 조씨처럼 실제 배우자보다 더 친밀감을 느끼는 직장 내 이성 동료가 있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가 29일 나왔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설립한 부부상담·교육기관인 듀오라이프컨설팅이 전국의 직장 기혼 남녀 320명(남성 127명, 여성 19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남성 56.7%(72명), 여성 31.6%(61명)가 배우자보다 가깝다고 느끼는 이성 직장 동료를 뜻하는 ‘오피스 스파우즈(office spouse)’가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오피스 스파우즈와 대화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70분으로 부부 대화 시간인 61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대화 내용은 ‘회사 관련’이 48.1%(64명)으로 가장 많았고 업무(18.8%), 취미·관심사(11.3%), 사회이슈(10.5%), 가정사(5.3%) 등으로 조사됐다. 오피스 스파우즈의 존재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적정한 선만 유지한다면 무방하다’는 답변이 60.6%로 가장 많았다. ‘배우자에게 오피스 스파우즈가 있다는 사실을 당당히 밝힐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52.5%(168명)가 ‘부분적으로만 밝히겠다’, 32.8%(105명)가 ‘절대 밝히지 않겠다’, 14.7%(47명)가 ‘당당히 밝히겠다’고 답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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