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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우리도 미국처럼 아프간 철군 논의를”

등록 2011-08-28 19:49수정 2011-08-28 22:09

평화운동가 한상진(45)씨
평화운동가 한상진(45)씨
평화운동가 한상진씨 아프간행
“뭔가 계기를 만들지 않으면 안돼”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한 달 전, 이를 막기 위한 국제반전평화운동과 연대하려고 이라크 현지로 갔다가 7년 반을 중동에서 보낸 뒤 지난해 3월 귀국했던 평화운동가 한상진(45·사진)씨가 지난 23일 출국했다. 이번에는 아프가니스탄으로 가 다시 그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다. “올해가 아프간 전쟁이 난 지 10년째다. 미국마저도 아프간 철군을 놓고 무수한 얘기들이 오가는데, 우리는 파병군의 철수문제를 사회운동단체들조차 거의 입에 올리지 않는다. 뭔가 계기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중간에 두어차례 잠시 귀국한 적이 있지만, 한씨는 이라크에서 1년 반, 레바논에서 6개월, 그리고 나머지는 주로 터키에 머물면서 전쟁범죄 감시, 긴급구호, 평화교육운동 등 반전 활동을 펼쳤다. 이란 등 주변지역에도 갔고, 터키 북부 쿠르드 지역에도 오래 머물렀다. “터키의 쿠르드어 말살정책으로 쿠르드인 젊은 세대들조차 쿠르드어를 잘 모른다. 언어를 잃게 되면 쿠르드족 정체성도 사라진다. 터키인도 배우기 어렵다는 쿠르드어를 터키어-영어 사전에만 의존해 배우자니 더욱 힘들었지만, 한 3년 배웠더니 쿠르드사람보다 쿠르드어를 잘 한다는 얘길 들었다. 그 덕에 독일 <슈피겔>에 내 인터뷰 기사도 실렸다.”

이라크에 있을 땐 외부인들에겐 굉장히 위험하다고 했던 바그다드 시내를 자유롭게 활보했단다. “내 신변안전을 누구한테도 보장받은 적 없지만, 보디가드를 대동한 취재기자들처럼 요란하게 처신하지도 않았고, 저항세력 쪽도 내 정체를 어느 정도 알고 봐준 덕에 무사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아프간은 그 위험했던 시절의 이라크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들 했는데, 그는 한국군의 아프간 파병 전에 그것을 막아보려고 아프간 입국을 시도했다가 좌절당했다. 건강마저 잃어 일단 귀국했던 그는 1년 반만에 전쟁없는 세상을 위해 여전히 위험하다는 아프간 입국을 목표로 다시 길을 떠났다.

국내외 지인들의 도움으로 극도의 내핍생활을 하며 낯선 나라 오지생활을 견뎌온 한씨를 이처럼 평화운동가로 키운 건 자신의 군대 경험이었다. “문산쪽에서 1사단 보병으로 3년간 복무했다. 군에 가면 어른된다는 얘길 들으며 별 생각 없이 입대했는데, 어느날 사격훈련 중에 표적이 전부 사람이라는 사실을 문득 의식하게 됐다. 군대서 하는 모든 게 결국 사람 죽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고민했다.” 제대 뒤 그는 통일운동에 뛰어들었고 다시 평화운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2003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글 한승동 논설위원sdhan@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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