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한후보에 엇갈린 시선
15일 지명된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일단 한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직후 개혁 작업을 통해 ‘강한 추진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월 취임 직후 그는 각종 고소·고발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부 검사들에게 “기소할 피의자는 검사가 직접 신문하라”고 지시했다. 그동안 검사실의 계장이 신문을 하고도 증거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마치 검사가 조서를 작성한 것처럼 검사의 도장을 찍고 법원에 증거로 제출해온 ‘관행’을 깨자는 것이었다. 또 지난 4월에는 일반직 직무분석에 착수해 인력 재배치에 나섰다. 일이 적은 직무에 몰려있는 직원들을 일손이 부족한 분야로 돌리면서 ‘일 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간부 검사는 “내부 반발도 있었지만 ‘법대로 하자’ ‘일 열심히 하자’는 명분을 가지고 개혁 작업을 밀어붙였다”며 “이런 점을 청와대에서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기능의 핵심인 수사 분야에서 한 후보자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않다. 고려대 출신으로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친분 관계가 검찰총장 지명에 상당 부분 작용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의 ‘마지막 검찰총장’인 그에겐 검찰 안팎에서 임기 내내 수사지휘의 중립성·독립성 요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검사는 “한 후보자의 생각이 합리적이고 열려있기 때문에 사건 처리를 무리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검사는 “욕 먹어도 그냥 밀어붙이지는 않겠지만 큰 소리 나지 않게 조용히 관리해나갈 것 같다”며 “그런 식의 타협과 미봉책으로 수사지휘를 한다면 다음 정권에서도 검찰이 또 다시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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