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항·지연출발 안 알리고…
무허가 증편뒤 표 팔기도
휴가철맞아 승객들 피해 빗발
소비자원 신고해도 보상 막막
무허가 증편뒤 표 팔기도
휴가철맞아 승객들 피해 빗발
소비자원 신고해도 보상 막막
지난 5월 3박4일 필리핀 세부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필리핀 항공편 표를 예매한 최우리(32)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최씨는 여행 당일인 27일 밤 9시께 인천공항에서 표를 끊으려다, 자신이 타려던 비행기가 3시간 늦게 출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3시간을 로비에서 기다린 최씨가 다시 표를 끊으려 하자 항공사 직원은 해당 비행기가 결항됐다고 통보했다. 해당 비행기의 다음 이륙 시간은 이튿날 오후 2시45분이었다.
해당 항공사로부터 공항 인근의 숙소를 제공받아 머물던 최씨는 다음날 오전 호텔 직원으로부터 비행기 이륙 시간이 오후 4시로 또다시 연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륙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떤 설명도 없었다. 최씨는 “더욱 화가 난 건 같은 호텔에 묵었던 몇몇 승객은 나보다 8시간 일찍 비행기를 타고 출발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었다”며 “일부 승객에게만 혜택을 준 것에 대해 항의했지만 ‘소비자원에 전화하라’라는 말뿐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두달 전 항공편을 예약하고 준비한 주말여행 일정 가운데 하루를 버려서 무척 화가 나고 아쉬운 여행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에어아시아항공을 이용해 인도 델리공항을 가려던 박재복(44)씨도 피해를 봤다. 박씨는 “티케팅 도중 담당 직원이 인도 비자가 없으면 환승일지라도 탑승이 안 된다며 발권을 거부했다”며 “델리공항은 에어인디아 직원이 환승서비스를 대행해주기 때문에 환승 때 비자가 필요없다고 설명했는데도 막무가내였다”고 말했다. 박씨는 결국 환승 스케줄 때문에 에어아시아 티켓을 포기하고 현장에서 2배 이상 비싼 타이항공권을 구매했다.
최근 휴가철을 맞아 온라인 등을 통해 저렴한 가격의 외국 항공권을 구매하는 승객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서비스팀 김혜진 과장은 “한국 항공사에 비해 외국 항공사의 피해 접수가 많고 꾸준히 늘고 있다”며 “외국 항공사의 경우 특히 지연이나 결항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운항 허가조차 받지 않은 ‘엉터리 항공권’을 파는 외국 항공사도 있다. 몽골항공은 지난달 초부터 인천~울란바토르 항공편을 기존 일주일에 6회에서 9회로 늘려 표를 팔고 있지만, 새로 추가된 3회의 항공편은 애초 국토해양부의 증편 허가를 받지 못해 전혀 운항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항공권을 산 승객들은 다른 항공기에 빈자리가 생겨야 탑승할 수 있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그러나 외국 항공사의 경우 한국소비자원에 신고해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다. 김 과장은 “외국 항공사의 경우 본사가 멀리 떨어져 있고 손해배상 범위가 넓지 않아 우리나라 항공사보다 피해보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여행작가인 박나리(31)씨는 “우리나라 항공편이 아예 없는 일부 노선의 경우는 선택의 여지 없이 외국 항공사를 이용해야 한다”며 “이러한 점이 서비스의 질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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