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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성직매매 교회에 희망 있는가”

등록 2011-06-19 22:07수정 2011-06-20 15:38

김성학(40) 교육 목사
김성학(40) 교육 목사
개신교 목사 김성학씨 직위 반납…20일 실태 고발
“도덕성 잃고 자본의 논리가 판쳐…이제 침묵 깨야”
현직 개신교회 목사가 한국 개신교계에 만연한 ‘담임목사직 매매’ 실태(<한겨레> 4월20일치 3면)를 고발하고 목사직을 반납하기로 했다. 주인공은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밝은세상교회의 김성학(40·사진) 교육목사다. 개신교계 시민단체인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으로도 활동중인 김 목사는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목사직을 반납하고 관련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용기있는 누군가가 세상에 알려야 교회의 자정능력을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김 목사는 기자회견을 결심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최근 <한겨레>와 만난 김 목사는 “수십년 목회한 담임목사가 은퇴할 때 퇴직금을 받아가는데 교회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을 경우 후임 목사가 은퇴하는 목사에게 돈을 주는 게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받고 교사나 공무원, 직원을 채용하면 구속되거나 징계를 받을 텐데, 윤리적으로 모범이 돼야 할 교회에서 담임목사직 승계를 돈으로 거래하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성직 매수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목사는 최근에는 비난 여론을 피하기 위해 좀더 은밀하게 목사직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후임 목사를 데려와 곧바로 담임목사직을 넘겨주는 게 아니라, 퇴임을 2~3년 앞둔 담임목사가 부목사를 채용한 뒤 부목사가 은퇴비를 지급하면 퇴임과 함께 자리를 물려주는 행태다.

담임목사직 매매가 개신교계의 관행처럼 자리잡고 있지만 그동안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경우는 흔치 않았다. 김 목사는 “이 문제를 공론화하려면 누군가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하는데, 목사들은 선후배 관계가 철저해 알면서도 관례로 치부하고 침묵한다”고 지적했다.

퇴임 목사의 은퇴비를 후임 목사가 지급하는 것뿐 아니라, 교인을 포함해 교회를 통째로 사고파는 행위도 개신교계의 담임목사직 매매의 대표적 관행으로 꼽힌다. 김 목사는 지난달 29일 인천시 남구 문학동 문학중앙교회 앞에서 담임목사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교회 사고팔기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는 “이 교회가 목사의 퇴직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교회와 통합까지 했다”며 “도덕성을 가지고 사회를 이끌어야 할 교회가 이런 관행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일반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담임목사직 매매가 공공연히 이뤄지는 바탕에는 자본의 논리에 충실한 한국 개신교회의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고 김 목사는 강조했다. “도덕과 윤리, 하나님 말씀이 아니라 자본의 논리가 교회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일상화한 그 고리를 끊지 않으면 교회는 희망이 없습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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