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위 ‘뉴스레터’의 ‘위원장 동정’ 코너에 실린 오병주 위원장의 사진. <매일경제티브이(TV)>의 ‘뉴스광장’에 출연한 장면을 갈무리해 올려놓았다.
업무 제쳐놓고 지역구 행사돌며 ‘총선 행보’
홍보지 예산 늘려 자신 동정·사진으로 도배
홍보지 예산 늘려 자신 동정·사진으로 도배
차관급 공무원인 오병주(55)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강제동원위) 위원장이 직무는 뒷전으로 미뤄둔 채 정치 행보에 열심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검사 출신 변호사인 오 위원장은 2008년 총선 때 한나라당 후보로 충남 공주·연기 지역구에 출마해 낙선한 적이 있다.
강제동원위의 한 직원은 “오 위원장은 임명 직후부터 강제동원위 업무와는 관련 없는 지역구나 한나라당 행사에 참여하는 등 다음 총선을 노리는 듯한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며 “주말마다 지역구에 내려가 강제동원위에서 제작한 기념품(볼펜)과 홍보책자인 ‘뉴스레터’를 뿌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오 위원장은 임명된 다음날(지난해 9월9일)부터 공주시에서 열린 ‘2010 세계대백제전의 성공을 기원하는 범시민 다짐대회’에 참석해 구설에 올랐다. 이날은 평일이었고, 행사는 위원장 업무와는 무관한 내용이었다. 또 지난해 12월17일에는 한나라당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주최 토론회에 참여한 뒤 한나라당 의원들과 찍은 기념사진을 뉴스레터의 위원장 동정란에 올리기도 했다. 오 위원장이 임명된 이후 뉴스레터 발간 비용도 크게 늘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지난달 강제동원위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홍보 포스터와 뉴스레터 발간 등에 쓴 비용이 2008년 1970만원, 2009년 480만원에서 2010년 3646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5월까지 쓴 금액이 2000만원을 넘었다.
뉴스레터의 구성과 내용도 위원장 개인을 홍보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11월호부터는 뉴스레터에 위원장 동정란을 새로 만들어, 방송에 출연한 오 위원장의 모습이나 정치인·정부 고위 인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있다.
또 오 위원장은 강제동원위의 예산으로 한 학기 수강료가 1300만원에 이르는 서울대 경영대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하는 등 인맥관리에도 힘써왔다. 이에 대해 오 위원장은 “최고경영자과정은 공무원 교육 훈련 과정이며 (학비의) 30% 이상은 장학금으로 해결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총선 출마를 위해 지역구를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모님이 공주에 계셔서 주말에만 가끔 고향에 내려가는 것일 뿐”이라며 “(총선 출마 여부는) 노코멘트하겠다”고 답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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