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 갈등 해법 찾나
점거농성장 찾아가 첫 대화
점거농성장 찾아가 첫 대화
오연천 서울대 총장이 3일 오후 5시 학생들이 법인화에 반대하며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행정관(대학본부)을 찾았다. 점거농성 닷새 만에 오 총장과 학생들이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지 주목된다.
행정관 4층 대회의실에서 학생들을 만난 오 총장은 “의미있는 대화를 하는 전환점을 가져야 되겠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왔다”며 “여러분 생각을 많이 듣겠다”고 말했다. 이지윤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우려를 무시하고 법인화설립준비위원회를 해체하지 못한다는 것은 책임자로서 할 말은 아닌 것 같다”며 “사태를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응답했다.
오 총장과 학생들의 이날 만남이 성사된 배경과 관련해 대학본부 한 관계자는 “오 총장이 3일 전부터 학생들과 만남의 자리를 어떻게 마련할지 고심했다”고 전했다. 강준호 기획부처장은 “더이상 만남을 피할 수는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방법을 놓고 보직교수들끼리 논의를 거듭했다”고 말했다. 이런 고민을 전해 들은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 정근식 교수가 이날 오후 오 총장을 만나 “학생들을 만나야 일이 풀린다”고 제안했고, 오 총장이 이를 수락했다.
대학본부와 총학생회 쪽은 이날 대화의 공개 여부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오 총장을 비롯한 대학본부 보직교수와 총학생회 회장단만으로 비공개 대화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1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된 오 총장과 학생들의 간담회 결과, 양쪽은 6일 오후 2시에 오 총장과 일부 보직교수, 학생 40여명이 참석하는 공개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토론회 방식과 관련해서는 이학래 학생처장이 “학생회에서 세부적인 질문에 대해 총장님께서 설명하고 질문받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고, 이지윤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요구에 대해서 총장이 어떻게 행동하겠다는 방안을 듣고 싶다”고 답했다.
한편 서울대 최고 의결기구인 평의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학생들은 즉각 점거농성을 풀고, 오 총장은 학생들과 직접 만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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