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균 농업박물관장의 이색보은행사
발동기 기증한 할머니댁 일손 도와
농협중앙회의 김재균(사진 오른쪽 두번째) 농업박물관장과 직원들이 이색 보은행사를 벌였다. 김 관장과 직원들은 23일 전북 군산시 옥구읍 문순례(84·왼쪽 세번째) 할머니의 3000여㎡ 보리밭을 찾아 잡초를 뽑고 쓰러진 보리를 세우는 일손돕기에 나섰다. 이어 문 할머니의 집을 청소하고 마당의 농기구도 정리했다.
김 관장은 “할머니가 70년된 석유 발동기를 박물관에 기증해 주셔서 이렇게나마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할머니가 기증한 발동기는 해방 직전 할머니의 남편이 쌀 7가마를 주고 산 것으로, 상태가 매우 좋아 유물로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 할머니는 “평생을 함께 한 발동기를 보내 놓고 자식을 떠나 보낸 것처럼 마음이 허전하고 서운했는데, 박물관 직원들이 이렇게 와서 함께 일도 하고 얘기를 나누다 보니까 서운한 마음은 싹 가시고 기증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앞으로도 농기구 기증 농가를 찾아 일손을 돕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보은 행사를 계속 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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