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킨즈먼 대표 “나프타때 기업농만 수혜…다수 농가 피해볼 것”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한국 농민뿐 아니라 미국의 소규모 가족농들도 마찬가지의 피해를 볼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방한한 미국가족농연합(NFFC· National Family Farm Coalition)의 존 킨즈먼(86·사진) 대표는 “한-미 에프티에이의 농업부문 수혜자는 전체 농민의 1%에 불과한 미국의 다국적 농기업뿐”이라며 “미국의 대다수 농민들은 한국에 농산물을 수출하지 않기 때문에 에프티에이에서 득을 볼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1994년의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체결 사례를 들어 “미국의 저가 농산물이 쏟아지면서 멕시코 농민 200만명이 농토를 잃었으며 미국에선 60만 가족농이 몰락했다”고 전했다.
미국 농민의 90% 이상이 소규모 가족농이라며, “미국 농민은 부자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큰 오해”라고 강조했다. 2006년의 한 연구를 보면 미국 농민의 92%는 연매출 25만달러 미만의 소규모 가족농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25만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는 대규모 가족농이 7%였고, 나머지 1%가 기업농 형태였다. 킨즈먼 대표는 위스콘신주에서 36마리의 젖소를 유기농으로 사육하고 나무를 길러 파는데, 연매출은 5만~7만달러이고 순소득이 2만달러가량에 그친다고 했다.
그는 “에프티에이가 체결되면 다국적 농기업들이 더 공세적인 저가경쟁에 나설 것이고 그 결과는 소규모 가족농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민주노동당의 강기갑·홍희덕 의원이 주최한 국제토론회에서 제프 보그트 미국노총(AFL-CIO) 국제국장도 “우리는 한-미 에프티에이 반대 의원들을 조직해 협정을 부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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