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혼합·둔갑 사례 많아
미국·중국 등에서 수입된 쌀이 시중에 마구 풀리고 있다. 수입산이 국내산으로 둔갑하는가 하면 국내산과 비슷하게 포장된 혼합쌀도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다.
20일 국내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국내산과 수입쌀을 2 대 8 비율로 섞은 혼합쌀이 20㎏ 한포대에 3만3000원대의 헐값에 팔리고 있었다. 국내산이란 느낌을 주는 상표가 붙은 포장지에는 잘 보이는 위쪽에 ‘신토불이’라고 쓰여 있는 반면, 아래쪽 원산지 표시란에 작은 글씨로 ‘국산 20%, 미국산 80%’라고 적혀 있다. 소비자들이 국산으로 착각하기 쉽게 포장한 것이다. 수입쌀을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사례도 속출해, 올 1~4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적발된 물량만 1190t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양곡유통업자들은 정부가 국내산 쌀값을 떨어뜨리려고 수입쌀을 저가로 대량 방출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자료를 보면, 미국·중국에서 수입한 쌀의 올 1분기 판매량은 2만3600t으로, 지난해 2분기 1343t, 3분기 6234t, 4분기 1만791t에 이어 폭발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국쌀 기준 20㎏ 한포대의 정부 공매가격은 지난해 4월 2만6000원대에서 최근 국내산 도맷값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중국산 1등급의 원가(2만3800원)에도 못 미치는 1만7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여기에는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물가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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