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박찬욱 등도 동참 뜻
전직 문화관광부 장관이자, 영화 <시> <밀양> 등을 만든 이창동(57) 감독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넣은 혐의(공용물건 손상)로 기소된 대학강사 박아무개(41)씨 등 2명에 대해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이 감독은 탄원서에서 “표현의 자유를 정신적 양식으로 삼아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한 사람의 영화감독으로서 그리고 한때 문화관광부 장관이라는 행정 책임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박씨에 대한 법적 처리가 우리 사회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척도, 예술적 방법에 의한 풍자와 비판에 대한 관용과 이해라는 중대한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 탄원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이어 “박씨의 작업은 사회적으로 관용되는 예술의 범위를 확장하여 표현의 자유를 높이고 우리 사회를 더욱 민주적으로 만들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박씨에 대해 무거운 형벌이 가해지는 것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성숙도, 그리고 표현의 자유를 바탕으로 한 예술적 창의성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깊이 헤아려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의 이러한 활동이 알려지면서 <괴물> <마더>의 봉준호 감독, <공동경비구역 JSA> <박쥐>의 박찬욱 감독 등도 ‘탄원서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 4월22일 3차 공판에서 박씨에게 징역 10월, 공모혐의로 기소된 최아무개씨에겐 징역 8월을 구형했다. 선고공판은 이달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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