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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미국 반출 고문헌 2200여종 ‘디지털 귀국’

등록 2011-04-28 20:55수정 2011-04-28 21:57

미국 버클리대 동아시아도서관에 소장중인 <시경강의>. 1791년 다산 정약용이 <시경>에 대한 정조의 질문에 강의 형식으로 답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고려대 해외한국학자료센터 제공
미국 버클리대 동아시아도서관에 소장중인 <시경강의>. 1791년 다산 정약용이 <시경>에 대한 정조의 질문에 강의 형식으로 답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고려대 해외한국학자료센터 제공
“버클리대 소장 금석문·지리지 등 변환작업 진행중”
조선후기 중요자료 상당수…고려대서 학술대회도
20세기 초중반 일본과 미국으로 반출됐던 우리나라 고전 문헌이 디지털 자료 형태로 한국에 돌아온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해외한국학자료센터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이하 버클리대) 동아시아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고문헌 2200여종의 원문 이미지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센터는 현재 738종의 변환을 마쳤고 연말까지 전체 자료의 디지털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에 디지털로 변환되는 문헌은 미국 내 자료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버클리대가 소장하고 있는 한국 고문헌은 900여종의 아사미 문고와 1300여종의 리치먼드 문고로 이뤄져 있다. 센터는 “버클리대 소장 고문헌은 시문선집, 의서, 금석문, 지리지 등 종류도 매우 다양한데다 질적으로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사미 문고는 외국에 소장돼 있는 한국 고문헌 가운데 양과 질, 보존상태 등에서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사미 문고는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서 법관으로 근무하던 아사미 린타로가 수집해 일본으로 가져갔던 자료들로, 1920년 미쓰이 재벌에 팔려 ‘미쓰이재단 문고’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후 1945년 재단이 해체되면서 1950년 다시 미국 버클리대로 넘어갔다. 아사미 문고에는 희귀 자료와 유일본 자료가 상당히 많으며 법전이나 문물제도 등을 다룬 정치분야 자료가 우수하다고 평가된다.

리치먼드 문고는 버클리대가 자체 기금을 마련해 1960~1970년대 인사동 고서적상 등에서 구입한 자료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이 작성한 조선총독부 중추원의 조사보고서 등 당시 학문·조사활동을 기록한 원본 자료, 조선후기 목활자본 등이 많아 당대의 문화사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자료는 2005년 버클리대 동아시아도서관의 장재용 한국학 사서와 인천대 오용섭 교수의 조사로 2006년에야 세간에 알려졌다.

센터는 “2008년부터 이 자료들에 대한 서지 목록을 작성하고 원문 이미지 디지털화 작업에 착수했다”며 “중요성이 큰 문헌은 전문가 80여명을 위촉해 자료 성격과 내용, 의미 등을 설명한 해제(작품에 대한 간단한 설명)를 달았다”고 설명했다. 1차로 디지털 변환이 완료된 자료는 오는 7월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자료센터 누리집(www.kostma.net)에서 볼 수 있게 된다. 버클리대 소장 문헌의 디지털화 작업이 끝나면 세계 5대 동양학연구도서관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동양문고’에 보관된 한국 고문헌에 대해서도 같은 작업이 추진된다.

센터는 29일 오후 1시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버클리대 한국 고전적 자료의 학술적 가치와 디지털화 사업의 성과’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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