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60% 떨어져
갈아엎는 농민 ‘속출’
갈아엎는 농민 ‘속출’
지난해 1포기 1만5000원까지 치솟았던 배추값이 이번에는 생산비도 못 건질 정도로 폭락하고 있다. 출하를 포기한 일부 농민들은 배추밭을 갈아엎고 있다. 제주지역에서 출하되는 조생종 양파값도 폭락했다.
25일 서울 가락동 도매시장에서 배추(상품) 1포기 값은 1603원으로 지난 주말의 1753원보다 또 150원 떨어졌다. 이날 배추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 3888원의 41% 가격, 지난 5년치 평균값인 2601원의 61% 가격으로 폭락한 것이다. 배추값이 폭락세로 급반전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배추값 강세로 고수익을 기대한 농민들의 시설 봄배추 재배면적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올해 4월 출하되는 시설 봄배추 재배면적은 4823㏊로 평년 수준인 3127㏊보다 54.3%, 지난해보다 30.3% 늘어났다. 정부의 재배면적 확대 독려와 올해 5400t에 이르는 중국산 배추의 대량 수입도 가격 폭락에 한몫했다.
배추값 하락이 지속되자 농민들은 헐값으로 배추를 출하하거나 배추밭을 갈아엎고 있다. 시설 봄배추 주산지인 충남 예산군 신암면의 강동기씨는 “20일까지 배추를 수확해야 다른 작물을 심을 수 있는데, 산지 수집상(밭떼기 상인)이 출하하지 못하겠다고 고집해 미리 받았던 배추값의 일부를 깎아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오늘 하루에만 3농가가 배추밭을 갈아엎었다”고 전했다.
이날 제주산 조생종 양파의 가락시장 평균 경락가격은 1㎏에 특품 465원, 상품 473원, 중품 324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특품 1000원, 상품 794원, 중품 543원에 견줘 크게 떨어진 것이다. 한국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는 성명을 내어 “양파값이 최저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해 농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며 양파 유통 대책을 내놓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김현대 선임기자
제주/허호준 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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