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를 보면 ‘사람 비만’ 보인다
농진청, 비만 공통유전자 규명
관련질환 치료법 활용 길 열려
관련질환 치료법 활용 길 열려
비만의 상징 동물 격인 돼지가 사람의 비만을 연구하고 치료할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김희발 서울대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돼지의 등지방 두께를 조절하는 3개의 유전자가 사람의 복부·어깨 비만을 초래하는 유전자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농진청 동물유전체과 이경태 연구사는 “돼지의 6번 염색체의 70개 유전자 가운데 13개가 등지방 형질과 관련이 있고, 이 가운데 3개가 사람의 복부·어깨 비만의 원인 유전자인 FAM73A, NEGR1, TTLL7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그는 “돼지와 사람의 비만 관련 유전자가 상당수 같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앞으로 돼지를 상대로 사람의 비만 원인을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의미를 새겼다.
또 돼지의 비만에 관여하는 13개 유전자 가운데 8개가 신경 전달 및 정신 안정과 관련된 것임이 밝혀짐에 따라, 스트레스가 비만의 원인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돼지의 것과 일치하는 사람의 비만 원인 유전자 3개 중 2개도 신경정신 관련 유전자였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가 세계적인 생명공학 전문 학술지인 <플로스 원(PLoS ONE)>에 지난 2월 실렸으며, 오는 7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국제 돼지의생명연구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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