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서씨, 김중권씨, 이기수씨
후보무효 소송하고 언론플레이 의혹도…14일 최종후보 선출
천신일(68) 전 회장(구속수감중)의 사퇴로 공석이 된 고려대 교우회장을 뽑는 선거가 최종 후보자 선출을 하루 앞두고 소송으로 번지는 등 극심한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한차례 무산됐던 차기 교우회장 선출이 또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려대 교우회는 14일 ‘제30대 교우회장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열고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출한 뒤, 이달 28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인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는 △김중권(72·사진·법학과 59학번) 법무법인 양헌 고문변호사 △이기수(66·사진·법학과 65학번) 전 고려대 총장 △구천서(61·사진·경제학과 70학번) 한반도미래재단 이사장 등 3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애초 고려대 교우회장 선거에는 김 변호사와 구 이사장이 출마했고, 지난 2월16일 회장이 선출됐어야 하지만 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그 뒤 지난달 8일 열린 고려대 교우회 임시회장단 회의에서 이 전 총장이 후보로 가세했다.
그러자 후보로 나선 김 변호사가 지난 12일 이 전 총장의 후보 등록이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냈다. 김 변호사는 소장에서 “송정호 교우회장 직무대행이 선거 과정에서 중립을 지키지 않고 선거 과열, 혼탁 선거 등을 이유로 추천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추천위원회에 출석하지 말라고 권유하는 등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존경하는 고대교우회 임원님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미 정치세력화한 교우회의 특정세력을 지금 차단하지 않으면 교우회는 영영 회생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정호 직무대행은 13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소송에 관계없이 예정대로 14일 최종 후보자를 선출할 것”이라며 “김 변호사가 낸 소장의 내용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또다른 후보자인 구 이사장은 이날 코스닥 등록업체 시큐리티코리아의 실소유주로 있으면서 회삿돈 100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상대 후보의 고의적인 흠집내기”라고 주장했다. 구 이사장 쪽은 보도자료를 내어 “이번 보도는 구 이사장이 입후보한 고려대 교우회장 선거와 관련해 상대 후보가 구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해 고의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언론에 흘린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의 경제활동에 대한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으로 상대 후보를 흠집 내려는 비열한 시도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구 후보는 이에 관계없이 선거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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