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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카이스트 학생 “이 학교에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

등록 2011-04-07 15:05수정 2011-04-07 16:34

재학생 허아무개(09학번)씨가 6일 교내 학부식당 앞에 붙인 대자보.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대자보에 서남표 총장의 신자유주의 개혁정책 비판
‘미친 등록금, 재수강제도’ 비판…신입생 1인 시위도
 올 들어 3명의 학생이 자살한 카이스트에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의 ‘경쟁 중심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대자보가 붙었다.

 이 학교 재학생 허아무개(09학번)씨는 6일 교내 학부식당 앞에 3장짜리 대형 대자보를 붙여 “서 총장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정책”을 비판했다. 허씨는 “성적에 따라 수업료를 차등지급하는 미친 등록금 정책,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재수강제도”가 “말도 안 되는 학내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이 학교에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고 적었다.

 대자보는 이어 “학교는 대외적으로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표방하면서…그렇게 선발된 우리에게 컨베이어 벨트 위에 줄세워 놓고 네모난 틀에 억지로 몸을 끼워 맞추도록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또 “우리는 진리를 찾아 듣고 싶은 강의를 선택하기보다는 그저 학점 잘 주는 강의를 찾고 있다”며 “진리의 전당은 이제 여기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허씨는 서 총장에게 “무한 경쟁, 신자유주의 정책을 폐기하고 진정 4천 학우를 위한 카이스트를 건설하라”고 고했다. 서남표 총장의 정책을 ‘독선’으로 못박고 “온갖 비민주적인 학칙들은 학우들의 목소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씨는 같은 재학생들에게 “주체가 되어 온갖 불합리한 것들에 맞서 함께 바꿔나가자”고 제안했다. 대자보는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이성의 눈으로 언제나 세상의 모든 불의에 맞서 그대가 분노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하나”라고 끝을 맺었다.

 재학생들의 자살이 이어지자 카이스트는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4일부터 신입생 이아무개씨는 본관 앞에서 서 총장의 학교 정책 개선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같은 날 서 총장이 이어진 죽음을 애도하며 학교 누리집에 올린 ‘KAIST 가족 여러분께’라는 글에 대해서도 “자살을 학생의 나약함으로 몰아갔다”는 학생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서 총장은 총학생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오는 8일 저녁 교내에서 학생들과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앞서 지난 1월 ‘로봇영재’ 조아무개(20)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지난달 2학년생 김아무개(19)씨가 투신해 숨졌고 같은달 29일 장아무개(25)씨가 세번째로 목숨을 끊었다. 카이스트 총학생회는 이들 죽음의 배경에는 “차등 수업료제 등 징벌적인 등록금 제도가 있다”며 학교 당국을 비판해 왔다. ‘차등 수업료제’는 수업료 전액을 면제해 주고 일정 성적 이하의 학생들에게 수업료를 일부 또는 전액 내도록 하는 제도로 서 총장 취임뒤 도입한 경쟁 시스템 가운데 하나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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