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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주말 ‘방사능비’ 우려…“당분간 아이 낳지 않겠다”

등록 2011-03-31 11:48

정부는 국내 방사성 물질 농도가 인체에 해로운 수준이 아니라고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혹시나’하며 걱정스러워하고 있다.

지난해 결혼한 직장인 박아무개(31)씨는 “아이도 낳아야 하는데 좀 걱정된다”며 “혹시 모르니까 당분간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두 명의 딸을 키우고 있는 안아무개(36)씨는 “현재의 양으로는 영향이 없다지만 몸에 해로운 물질이라면 소량이라도 노출시키고 싶지 않은 게 부모 심정”이라며 “특히 딸이 있는 부모로서 출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방사성물질이니 더욱 불안하다고”말했다.

이번 주말 ‘방사능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시민들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30일 “주말인 2일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서울·경기 지역과 강원 영서 지역에 구름이 많이 끼고 오전에 비가 조금 오겠다”고 밝혔다. 지표보다 대기 상층부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더 높을 가능성이 커 대기중에 섞여 있던 방사성 물질이 이번 비를 타고 내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은 “외부 오염원은 대기 상층에 더 많이 검출된다”며 “방사성 물질은 장거리 이동 과정에서 희석돼 농도가 약하겠지만 지표 측정 농도보다는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방사능 비’를 우려하는 것은 지난 28일 서울과 춘천 지역에 내린 빗물에서 극미량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30일 전국 12개 방사능 측정소가 있는 지역 중 지난 28일 비가 온 서울과 춘천 지역의 빗물을 채취해 두 차례 검사한 결과 요오드가 최소 리터(ℓ)당 0.308 베크렐(㏃), 최대 2.48 베크렐(㏃)이 측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비가 내리더라도 한반도 상공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28일 내린 비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은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빗물에 섞인 요오드 수치는 28일 공기 중에서 검출된 최대치(㎥당 0.356밀리 베크렐)보다 훨씬 높지만, 성인이 같은 농도의 요오드가 든 물을 하루 2리터(ℓ)씩 1년간 먹어야 일반인 연간 허용량인 1밀리 시버트(Sv)의 25분의 1인 0.04밀리 시버트(Sv)를 섭취하게 되는 정도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따르면 방사능 수치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기술원이 29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12개 측정소의 대기 부유진 방사능 측정 결과 서울, 춘천, 강릉 등 3개 지역에서만 극미량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되고 세슘은 추가로 검출되지 않았다고 30일 설명했다. 

이충신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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