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웠지? 13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에서 한 할머니가 일본 동부지역 대지진 때문에 귀국한 손자를 껴안은 채 뺨에 입을 맞추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국내거주 일본인들, 가족 생사 확인안돼 불안
“그런 악몽 처음” 출장·유학생들 귀국 잇따라
전화사용 급증 ‘먹통’…트위터 등 핫라인 노릇
“그런 악몽 처음” 출장·유학생들 귀국 잇따라
전화사용 급증 ‘먹통’…트위터 등 핫라인 노릇
일본 향한 국내 표정
동일본 대지진 참사 사흘째인 13일, 일본 현지에 가족이나 지인을 둔 시민들과 한국 내 일본인들은 불안과 긴장감을 조금도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사상자가 1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등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출장 등으로 일본에 머물다 서둘러 귀국한 이들은 참사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 “가족들 생사 확인 안 돼” 지난해 8월 이화여대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요코 오네다라(22)는 “고향이 태평양과 인접한 미야기현 시오가마시 바닷가인데 이번에 쓰나미 피해가 큰 지역”이라며 “사고 당시 어머니와 언니, 조카 두 명이 피난처에 있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아버지와는 지금껏 연락이 닿지 않아 너무 불안하다”고 절망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미야기현 나토리시에 사는 친척들한테도 전혀 연락이 되지 않아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고 종일 <엔에이치케이>(NHK) 뉴스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학연수를 위해 지난 1월부터 한국에 머물고 있는 핫토리 유미(20)도 “이와테와 센다이에 친구들이 있는데 연락이 안 된다”며 “방송에서 집과 자동차가 쓸려나가는 걸 보니 너무 무섭고 끔찍하다”고 말했다.
여동생이 도쿄에서 유학중인 김민경(29)씨는 “지진이 있던 날인 11일 자정께 동생한테 괜찮다는 전자우편이 와 일단 안심했는데, 방사능 유출 소식에 다시 불안이 커졌다”며 “부모님도 동생의 학업을 일단 중단시키고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 귀국한 이들 “끔찍했다” “이모, 무서웠어?” “응, 이모 죽는 줄 알았어.”
13일 오후 4시께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귀국한 윤아무개(33)씨는 초등학생 조카를 껴안으며 끔찍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출장 때문에 11일 낮 12시에 도쿄에 도착했다가 오후 3시께 시내 백화점에서 지진을 겪었다는 윤씨는 “갑자기 몸이 45도 정도로 흔들렸는데, 살면서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참사 당시 지바에 있었다는 조환재(33)씨는 “지진이 났을 때 전시회장에 있었는데 간척지에 세워진 건물인 탓인지 위아래로 흔들리고 무너지면서 사람들이 대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도로가 내려앉고 하수구가 역류하는 모습이 정말 무서웠다”고 밝혔다. 그는 지바에서 6시간을 걸어서 도쿄의 숙소로 되돌아왔다고 했다. 도쿄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9일 일본을 방문했다가 돌아온 유해강(44)씨는 “지진 당시 땅이 솟아오를 것 같은 느낌에 충격을 받았고 그 이후 조금만 흔들려도 깜짝깜짝 놀랐다”며 “지진 때문에 비행기 일정이 밀려 어제부터 공항에서 계속 대기하느라 힘들었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박보미 김지훈 박태우 기자 khsong@hani.co.kr
참사 당시 지바에 있었다는 조환재(33)씨는 “지진이 났을 때 전시회장에 있었는데 간척지에 세워진 건물인 탓인지 위아래로 흔들리고 무너지면서 사람들이 대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도로가 내려앉고 하수구가 역류하는 모습이 정말 무서웠다”고 밝혔다. 그는 지바에서 6시간을 걸어서 도쿄의 숙소로 되돌아왔다고 했다. 도쿄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9일 일본을 방문했다가 돌아온 유해강(44)씨는 “지진 당시 땅이 솟아오를 것 같은 느낌에 충격을 받았고 그 이후 조금만 흔들려도 깜짝깜짝 놀랐다”며 “지진 때문에 비행기 일정이 밀려 어제부터 공항에서 계속 대기하느라 힘들었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박보미 김지훈 박태우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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