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군사기밀 누설땐 민간인도 처벌

등록 2011-02-27 21:56

‘보호의무 확대’ 군기법 개정안 입법예고 논란
국회도 허가받아야 공개…‘알 권리’ 위축 우려
군당국이 군사기밀 보호 의무 주체를 예비역과 공무원 및 민간인 등으로 사실상 확대하고, 이들이 군사기밀을 누설할 경우 수사를 의뢰하도록 하는 관련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런 내용의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국회 및 언론 등을 통한 군에 대한 감시와 견제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지난 25일 입법예고한 ‘군사기밀보호법(군기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업무상 군사기밀을 열람한 자, 제공받거나 또는 설명을 들은 자(공무원, 예비역, 민간인을 포함한다)는 그 업무로 인하여 알게 되거나 점유한 유·무형의 사실·지식·물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에게 누설하지 않도록 보호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명시했다. 국방부는 입법예고안에 대한 설명 자료에서 현행 시행령의 ‘군사기밀을 취급하는 자’로 명시돼 있던 부분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열람이나 설명을 들은 사람 및 민간인 등으로까지 군사기밀 보호 의무를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개정안은 또 공무원·민간인 등이 “학술·보도매체 등 제3자에게 제공·설명할 경우에 사전 보안상 유해 여부 등에 대한 검토를 받아야 한다”고 의무화했다. 이런 개정안에 따르면, 국회 등 ‘민간인’이 군으로부터 비공개 설명을 들은 뒤 언론에 공개하기 위해선 군으로부터 허가를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개정안은 특히 “군사기밀의 보호 의무를 위반하거나 보안성 검토 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군사기밀이 누설된 경우 해당 군사기밀을 관리 또는 취급하는 부대 및 기관의 장은 관계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해, 민간인에 대한 처벌 규정도 마련했다.

국방부는 군기법 시행령 개정 이유로 “외부기관, 예비역 등이 업무상 알게 된 군사기밀을 제3자에게 무분별하게 제공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대책을 강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군사평론가인 김종대 <디앤디(D&D) 포커스> 편집장은 “앞으로 군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 공개하는 실태가 강화될 수 있다”며 “국회 등에서의 정상적인 국정 심의에 상당한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군은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에선 기밀주의로 일관하면서도, 삼호주얼리호 구출 과정을 설명할 때는 군사기밀을 지나치게 노출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신학용 의원도 “이처럼 국민의 알권리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는 법 개정 사항이지 정부가 편의적으로 시행령 등을 통해 제한할 수 없다”며 “기밀이란 것을 자신들이 규정해놓고 이를 위반하면 수사의뢰하도록 한다는 것은 삼권분립 자체를 무력화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