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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해 예산 300억…공인중개사협 ‘계파 싸움’

등록 2011-02-25 20:13수정 2011-02-28 11:41

“전 회장쪽 공금횡령·정치권 로비 등 일삼아”
반대파들 심야난투극까지…경찰 조사 나서
설연휴 마지막날이던 지난 6일 밤 서울 관악구 청룡동의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사무실에서 회원들 사이에 심야난투극이 벌어져 3명이 크게 다쳤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1일 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폭력사태뿐 아니라 협회 운영 전반의 문제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전국에 8만5000여명의 중개사를 회원으로 두고 연간 약 3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조직이다. 협회 회장은 연봉이 판공비를 포함해 2억5000만원이 넘고, 협회가 소유한 수억원짜리 골프회원권을 사용할 수 있으며, 협회 예산 집행과 임직원 인사를 결정한다.

협회 내부 분쟁은 지난해 10월 이종열(52) 당시 회장이 학력·경력 위조로 법원에서 당선 무효 판결을 받은 것이 발단이 됐다. 이후 부회장이었던 홍사권(52)씨가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하지만 반대파에서 “수십억원의 협회 돈을 횡령해온 이 전 회장과 그 밑에 있던 홍 대행을 인정할 수 없다”며 지난달 대의원 총회를 열어 홍 대행을 불신임하고 우도찬(58) 임시회장을 선출한 뒤 사무실을 점거했다. 지난 6일 난투극은 홍 대행이 용역을 동원해 이들을 사무실 밖으로 끌어내면서 벌어진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협회정상화추진위원회(추진위)와 민주공인중개사모임 등은 “이종열 전 회장이 공금 횡령과 후원금을 통한 정치권 로비 등 각종 비리를 저질러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숭기 협회 감사(현재 직무정지)는 “이 전 회장은 경력 위조뿐 아니라 협회 공금 횡령으로 지난 2008년 대법원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며 “지난 2009년에는 개인적인 친분을 내세워 전 의원 ㅎ씨의 며느리를 협회 직원으로 앉히는 등 인사권을 마음대로 휘둘렀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2009년 중개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박순자 한나라당 의원을 후원하는 ‘1인 릴레이 1만원 후원’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박 의원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없는 중개인들도 중개소 영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회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당시 후원 운동을 벌이다 위법이라는 얘기를 듣고 돈을 모두 돌려줬다”며 “전 의원 ㅎ씨의 며느리도 주변에서 말이 많아 얼마 다니지 못하고 그만뒀다”고 해명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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