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목재 건축물에 소방시설 기준 없어
대형화재 잇따라도 연1회 안전 교육이 전부
대형화재 잇따라도 연1회 안전 교육이 전부
지난 9일 부산 거제동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불이 나 전체 면적 6000㎡를 모두 태우고 꺼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소방관 450여명과 소방차 50여대, 소방헬기까지 동원돼 3시간 만에 겨우 불길을 잡았고 주변 교통은 마비됐다. 철거 작업이 진행중이던 이 모델하우스는 내부 소방설비가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월에도 서울 용산구 갈월동 모델하우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바로 옆 쪽방 건물에 불이 옮겨 붙은 일이 있었다. 모델하우스에서 3m 떨어진 3층짜리 쪽방 건물 슬레이트 지붕이 불타고 유리창문이 떨어져 나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쪽방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많아 불길이 더 번졌으면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도심 곳곳의 주요 위치에 자리잡은 모델하우스가 화재 위험에 방치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델하우스 화재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동안 서울의 4건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34건이 발생했지만, 현행법상 가설건축물에 해당돼 소방시설 기준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2월 현재 서울에만 50개가 지어져 있는 모델하우스는 대부분 시내 중심가와 주택가 등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신속하게 짓고 부수기 위해 목재를 사용하고, 화려한 인테리어 장식물 등 불이 잘 붙는 가연성 마감재가 많이 쓰이다보니 한 번 불이 붙으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소방재난본부 예방과 박병재 소방장은 “모델하우스는 목조 건물이라 힘이 없어 스프링쿨러 같은 수계설비는 설치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모델하우스에서 불이 나면 진압이 어렵다”고 말했다.
임시로 지어진 건축물이라 별다른 안전점검 없이 수년간 재사용되기도 한다. 전수연 서울 서초구청 건축과 가설건축물 총괄담당자는 “서초구에만 16개의 모델하우스가 있는데 이런 가설건축물은 현행법에 의해 2년마다 계속해서 연장신고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전 대책은 소방본부에서 1년에 한 차례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관리 책임자에게 화재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전부다.
또 가설건축물에 대한 소방기준이 없다보니 모델하우스의 경보설비 실태도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소화기는 대부분 갖추고 있지만 긴급 대피를 위한 비상구나 화재 경보설비, 자동살수장치 등의 소방시설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는다”며 “오는 21일께 소화기와 경보시설 설치율 등 모델하우스 소방시설에 관한 통계를 파악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채경화 김지훈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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