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 로이 교수(사진 오른쪽·부산외대 인도어과)
‘다문화속담 여행’ 펴낸
다문화가정 교수들
다문화가정 교수들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인들은 저보고 ‘미군’이라고 했죠.”
알록 로이 교수(사진 오른쪽·부산외대 인도어과)는 인도인이었다. 하지만 그가 1980년 한국 땅을 처음 밟았을 때만 해도 그의 출신지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로이 교수는 “당시에는 ‘외국인’이라는 개념이 없이 무조건 미국인, 그것도 ‘미국 군인’이었다”고 말했다.
1987년 한국 여성과 결혼해 딸 둘을 낳아 키운, 다문화가정 1세대인 그는 한국에 살면서 수많은 편견과 싸워야 했다. “두 딸이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검둥이’라고 놀림을 받을 때 가장 마음이 아팠죠. 자기 아이를 우리 딸과 짝을 안 시키려는 학부모들도 있었어요.” 다행히 한국 국적인 그의 딸들은 이런 시련을 딛고서 잘 자라 지금은 일본 와세다대학에 유학 중이다.
2005년 한국 남성과 결혼한 중국 출신 최금단 교수(사진 왼쪽·대진대학교 교육학과)도 문화적 차별을 견디며 살아왔다.
로이 교수와 최 교수는 최근 아이들에게 문화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해 펴낸 책 <유네스코와 함께 떠나는 다문화속담 여행>(대교출판)에 필자로 참여했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이 ‘문화다양성 선언’ 10주년을 맞이해 기획한 이 책은 우즈베키스탄·인도·태국·베트남·필리핀·중국·몽골·일본 등 아시아 8개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인도편은 로이 교수가, 중국편은 최 교수가 썼다.
최 교수는 “재미있는 속담으로 지적 자극을 주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초·중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고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 교수도 “아이들이 책을 통해서라도 다양한 문화를 접한다면 다문화 사회로의 이행이 훨씬 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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