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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젊은 예술가 위한 ‘무료 법률지원단’ 떴다

등록 2011-01-26 20:05수정 2011-01-27 10:13

연세대 로스쿨 학생 4명 상담실 운영
“저작권·부당계약 등 문제해결 도움”
“누가 들어도 똑같은 리듬인데, 표절이 아니라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지난해 1월 구자혜(25·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2)씨는 도움을 요청하는 동아리 선배의 전화를 받았다. 당시 인기 있던 4인조 밴드의 신곡 후렴구가 홍대 인디밴드 ‘와이낫’의 노래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일었다. 와이낫 매니저였던 그 선배는 구씨에게 ‘표절 관련 판례를 좀 찾아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했다. 구씨는 “얼마나 막막했으면, 이제 갓 로스쿨 1학년을 마친 후배에게 연락을 했을까 싶었다”며 “그때부터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법률지원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구씨와 같은 대학원을 다니는 학생 4명은 이런 관심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법무법인 태평양이 출연한 재단법인 동천의 ‘공익·인권활동 프로그램 공모전’에 응모했고, 우수팀으로 선정돼 오는 3월까지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젊은 예술가들의 저작권 문제와 부당계약, 계약서 작성 등에 대한 법률 지원을 하게 됐다. ‘젊은 예술가를 위한 법률 상담실’(law4artist.blog.me)이란 블로그도 열었다.

지난 12일엔 젊은 인디 음악가들이 참여하는 ‘자립음악생산자모임’과 첫 상담을 했다. 한 음악가는 “음반을 팔고 싶은데 안 팔려서 책을 썼다. 책에 음반을 끼워 팔려고 하는데 책은 저작권을 받았지만 음반은 등록을 안 했다. 이게 불법인지, 또 소득세 등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또다른 음악가는 “레이블 회사를 통해 음반을 팔았는데 회사가 망했다. 인터넷에는 아직도 내 음반이 음원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중개자가 없으니 돈도 못 받고 곤란하다”며 도움을 청했다. 상담에 나섰던 이보다미(27·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2)씨는 “상담 내용이 예상보다 훨씬 복잡했다”며 “문제를 다 해결해주진 못하더라도, 상담창구와 최소한의 정보제공을 통해 꾸준히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앞서 이들은 예술인들이 겪는 가장 어려운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열린 ‘굿 초이스 미래의 작가전’에 참석해 35명의 젊은 예술인을 설문조사했다. 26명(74%)이 ‘일을 하면서 법률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답했고, 저작권 문제를 상담받고 싶어 하는 이가 15명(42%)으로 가장 많았다. 김지은(27·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2)씨는 “지인을 통해 소개받았다는 이유로 보수도 거의 없이 공연을 한 무용가도 있었고, 한 화가는 계약 내용에도 없는 노동을 갤러리 쪽에서 수시로 강요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앞으로 예술가들이 상담을 신청하면 관련 내용의 법률적 해법과 조언 등을 해줄 계획이다.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들과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4명도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로 했다. 2월에는 자립음악생산자모임이 여는 ‘대안저작권 세미나’에 참석해 ‘현행 저작권법 체계 개관’에 대한 강의도 한다. 김수진(25·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2)씨는 “‘동천’에서 지원을 받는 활동은 3월이면 끝나지만, 교수님들에게 도움을 받는 만큼 대학원의 정식 프로그램으로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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