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49) 태광그룹 회장
임금 허위지급·제품 빼돌리는 방식 등 동원
모친 이선애 상무는 ‘고령 이유’ 불구속 방침
모친 이선애 상무는 ‘고령 이유’ 불구속 방침
태광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회삿돈을 빼돌려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업무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등)로 이호진(49·사진) 태광그룹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9일 밝혔다. 태광그룹의 편법증여 및 비자금 조성 의혹([관련기사] 검찰이 보는 ‘태광산업 비자금 수천억 조성과정’)이 불거진 지 꼭 100일 만이다.
이 회장은 태광산업에서 생산된 섬유제품이 실제 생산된 양보다 적은 것처럼 조작해 제품을 빼돌리거나, 판매 가능한 제품을 불량품으로 폐기처분한 것처럼 속인 뒤 세금계산서 없이 ‘무자료’ 거래를 하는 방법으로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또 임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거나 관리비용 등을 지출한 것처럼 장부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런 방식으로 이 회장이 빼돌린 회삿돈이 424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39억여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태광그룹 계열사인 한국도서보급㈜의 주식 1만8400주를 적정가격보다 16만원가량 싼 1만6660원에 매수하고, 그룹 소유의 골프연습장을 헐값에 사들여 회사에 382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 회장이 국내 최대 유선방송 업체인 티브로드를 운영하며 주가상승이 예상되는 한 프로그램 공급업체에 ‘황금채널’을 배정해주고, 그 대가로 이 업체의 비상장 주식을 취득한 뒤 되팔아 256억여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을 통해 7000여개의 차명계좌와 출처를 알 수 없는 3000억원대의 비자금을 확인했으며, 이 돈의 대부분을 이 회장 일가에서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 일부가 가족 보험 가입, 유상증자 대금 등으로 사용됐으며, 태광그룹 역시 이 자금의 출처에 대해 전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무자료 거래를 통해 회삿돈 88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태광 계열사 티알엠(TRM)·티에이치엠(THM) 이성배(56) 대표와 또다른 계열사 배아무개(51) 상무의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하지만 검찰은 관심을 모았던 태광그룹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태광그룹 비자금을 총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 회장의 어머니 이선애(83) 태광그룹 상무에 대해선 불구속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상무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지만, 고령이라는 점과 아들 이 회장의 영장이 청구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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