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모친으로, 그룹 비자금의 조성·관리를 총괄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선애 상무가 12일 오전 온몸을 병원 담요로 가린 채 환자 이송용 접이식 침대에 앉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검 청사에 출석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검찰 ‘수천억 비자금’ 집중 조사
태광그룹 비자금·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그룹 비자금을 총괄 관리해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선애(83) 태광그룹 상무이사를 12일 소환 조사했다.
태광그룹 이호진(49) 회장의 어머니인 이 상무는 이날 오전 9시50분께 구급차를 타고 검찰청사에 도착했다. 점퍼와 마스크로 얼굴 전체를 가린 이 상무는 환자이송용 침대에 누운 채 차량에서 내려 휠체어를 타고 조사실로 갔다. 이 상무는 지난해 12월부터 검찰의 출석요구를 받고도 건강이 좋지 않다며 계속 불응하다 검찰이 구인 또는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한다고 알려지자 뒤늦게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이 상무가 원사 매출 누락 등을 통해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경위와 이를 직접 지시했는지, 이 회장과 공모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재벌 오너와 휠체어’라는 자료를 내어 이 상무의 ‘휠체어 출석’을 비판했다. 이 자료에는 ‘한국 재벌은 일 터지면 휠체어로 탈출한다’고 비판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기사 등이 담겨 있다. 서부지검 간부는 “(조사실에선) 의자에 꼿꼿이 앉아 검찰 조사에 무리 없이 임하고 있다”며 “이 상무의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 회장 모자의 처벌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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