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예술인센터 건립 지원금 지난 연말 집행
예총 ‘허위계획’ 드러나…완공 뒤 대출 상환 못하면 날릴판
예총 ‘허위계획’ 드러나…완공 뒤 대출 상환 못하면 날릴판
국회가 2009년 말 100억원의 보조금을 배정해 ‘특혜 지원’ 논란을 낳았던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한국예총)의 ‘대한민국 예술인센터’ 건립 사업에 대해, 보조금 집행을 감독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예총이 낸 부실한 사업계획서를 검증도 하지 않은 채 보조금 전액을 집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한국예총이 문화부에 낸 사업계획서의 핵심인 200억원 규모의 외부 지원금 유치 계획은 당사자 동의가 없고 실현 가능성도 낮은 사실상의 ‘거짓 계획’으로 드러났다.
10일 한국예총과 문화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예총이 서울 양천구 목동에 짓고 있는 지상 20층 규모의 예술인센터는 1996년 정부보조금 165억원을 받아 짓기 시작했으나 재원 부족 등으로 1999년 이후 사실상 공사가 중단됐다. 국회는 2009년 말 한국예총의 요청으로 2010년도 예산에 공사 재개를 위해 100억원의 보조금을 배정했으며, 이에 맞춰 문화부는 한국예총에서 회수할 방침이었던 96년의 지원금 165억원을 받지 않기로 했다.
보조금을 받은 한국예총은 하나은행과 ‘450억원을 융자받아 2011년 7월까지 건물을 완공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고 지난해 8월 공사를 재개했다. 공사가 끝난 뒤 대출금이 상환되지 않을 경우, 이 건물은 경매를 통해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한국예총이 문화부에 보고한 추가 재원 마련 계획은 매우 불투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예총이 문화부에 낸 계획서를 보면, 공사 완공 뒤 갚아야 할 은행 융자는 450억원인 반면, 건물 완공 뒤의 전세와 임대보증금을 합친 수입은 162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정부 보조금이 지원되는 건물은 개별 분양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한국예총은 문화부에 삼성그룹 100억원, 서울시 80억원, 양천구 20억원 등 모두 200억원을 무상 지원받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삼성 관계자는 <한겨레> 문의에 대해 “예술인센터 지원 계획이 전혀 없고, 앞으로 제안이 들어와도 그런 거액을 지원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양천구 쪽도 “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추가 재원이 마련되지 않아 대출금 상환이 안되면 두 차례에 걸친 정부보조금 265억원이 날아갈 가능성이 큰 셈이다. 그럼에도 문화부는 지난해 8월 50억원을 지급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해를 넘기면 불용예산이 된다”며 나머지 50억원을 서둘러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순태 문화부 문화예술국장은 “건물을 짓는 게 1차 목표라서 보조금을 지급했으며, 이후 상황은 한국예총과 논의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형 한국예총 기획사업본부장은 “준공 뒤에 추후상환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예술인 지원에 관심을 가진 기업이나 민간자본 후원을 받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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