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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연세대, 영어캠프 안전사고 ‘모르쇠’

등록 2011-01-03 19:59수정 2011-01-04 08:39

“이름 빌려준 협력사서 운영”
지난 8월 눈 크게 다친 학생
학교쪽, 손해배상 거부해
약속 어기고 참가자 또 모집
취재 들어가자 “돈 돌려줬다”

초등학교 6학년인 김동혁(가명·11)군은 지난 여름방학 때 연세대 사회교육개발원이 주최하는 ‘연세 위글스 영어캠프’에 갔다가 한쪽 눈을 다쳤다. ‘서바이벌 게임’을 하다 잠시 헬멧을 벗은 순간 고무탄이 날아와 김군의 안구 한가운데를 때렸다. 김군은 “(더위로) 숨이 막혀 (헬멧을) 벗을 수밖에 없었고, 다른 아이들도 많이 그랬지만 게임은 계속됐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인 8월8일은 폭염 때문에 보건복지부가 야외활동 자제를 당부한 날이었다.

김군이 사고 사실을 알렸음에도, 캠프에선 곧바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김군이 갑자기 구토를 하자 부랴부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고 시점에서 5~6시간이 지난 뒤였다. 이 사고로 김군은 빛을 조절하는 홍채가 떨어져 나와 시력이 1.5에서 0.5로 낮아졌고, 동공 일부에 상처를 입었다.

그럼에도 캠프를 주최한 연세대 사회교육개발원은 김군의 부모가 항의하기 전까지 사고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연세대의 교육철학과 운영시스템’을 강조했던 영어캠프의 홍보 내용과 달리, 이 캠프는 연세대의 이름을 빌린 협력업체 이엘시(ELC)가 운영을 도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사들도 ‘연세대 소속 영어전임 강사’라는 애초 설명과 달리 모두 협력업체에서 임시로 고용한 사람들이었다.

학교 이름을 빌려준 데 대해 연세대 사회교육원 관계자는 “‘주관사’와 ‘시행사’ 정도로 보면 된다”며 “강사 서류심사나 광고, 홈페이지 관리는 모두 연세대와 협의해 결정하고 있고, 다른 대학의 영어캠프보다 훨씬 엄격하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쪽은 누리집에 ‘협력업체’를 공지했다고 밝혔지만, 캠프 관리자가 이엘시라는 안내는 없었다.

연세대 쪽은 사고책임이 전적으로 김군에게 있다며 손해배상도 거부했다. 김군의 아버지 김아무개(42)씨는 “연세대의 이름을 내걸고 캠프가 진행됐는데 책임이 없다고 하면 어떤 부모가 아이를 안심하고 맡기겠느냐”며 “대학이 아이들을 손쉬운 수익 대상으로만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김군의 사고 이후 “다시 캠프는 열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지난 11월 같은 협력업체와 손잡고 다시 영어캠프 참가자를 모집했다. 비용도 3주에 310만원으로 대학 영어캠프 가운데 가장 비싸다. ‘연세캠프’ 누리집에는 ‘1월2일부터 캠프를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한겨레>의 취재가 시작되자 이 누리집은 폐쇄됐다. 연세대 쪽은 “실무적인 착오로 캠프 시작 공지가 잘못 나갔다”며 “캠프를 취소하고 학부모들에게 돈을 돌려줬다”고 밝혔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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