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내 게시판에 노동조합 설립을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가 해고당한 박종태(41)씨가 회사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청구소송을 냈다.
박씨는 27일 수원지방법원에 낸 소장에서 “외국출장 지시 거부와 사내 인터라넷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은 정당한 행위로 이를 이유로 해고한 것은 부당해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형식적인 노사협의회만으로 근로자들의 권익을 지킬 수 없으며 노조 설립을 통해 노동삼권을 찾아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것은 모두 진실한 내용으로 허위사실 또는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도 이날 삼성일반노동조합(위원장 김성환)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박씨의 징계해고는 사실상 삼성 노동자의 권익보호와 노조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에 대한 탄압”이라고 지적했다. 민변 송영섭 변호사는 “박씨가 게시판에 올린 글은 노동자 권리에 대한 아주 상식적인 내용으로 징계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2008년 삼성전자의 노사협의회인 ‘한마음협의회’활동을 해 온 박씨는 그해 12월과 이듬해 1월 경영진에게 조직문화 개선안을 담은 메일을 보낸 뒤 한마음협의회 위원 자격을 정지 당했다. 이어 박씨는 지난 11월 초 사내 게시판에 ‘노조를 건설하자’는 제목의 글을 올린 뒤 상벌위원회에 회부되어 26일 해고 통보를 받았다. 박씨는 해고 조치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으나 지난 12월7일 해고가 확정됐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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