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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명계남이 광화문에서 개똥을 치운 까닭은?

등록 2010-12-22 18:35수정 2010-12-22 18:38

22일, 배우 명계남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똥을 치웠다. 진짜가 아닌 가짜 개똥이었지만 얼굴을 잔뜩 찡그린 명계남의 연기는 구린내가 풀풀 나는 진짜 개똥을 치우는 것처럼 진지했고, 그래서 더 익살맞았다.

이날 퍼포먼스는 모노드라마 ‘아큐 어느 독재자의 고백’ (명계남 출연, 여균동 연출, 탁현민 기획, 이하 ‘아큐’) 마지막 장면 촬영을 위한 것이다. ‘아큐’는 독재자 아큐가 퇴임 후 감옥에 갇혀 독재의 당위성과 감옥살이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의 현실정치 풍자극이다.

기존 연극의 줄거리는 아큐가 법원에서 최종 판결을 받으며 끝나는데, 이번에 처벌에 대한 실제 집행 부분을 공개 촬영해 연극이 끝난 뒤 영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이날 광장에는 개똥과 함께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보온병’도 등장했다. 명계남은 개똥을 ‘삽질’로 퍼내고, 보온병을 마치 포탄처럼 치우다가 넘어지는 모습 등으로 지나가던 시민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아큐’는 대중문화의 본질인 저항성을 담으면서 자칫 진지하고 무거워질 수 있는 스토리를 해학적으로 풀어내 관객의 웃음을 유도하는 연극이다. 보온병 포탄과 삽질 등 현실 정치와 현 정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현실과 극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관객을 자극한다. 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독재자 아큐 역시 단지 극중 인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속 인물들과 중첩되면서 사실성을 높여준다. 극중에는 독재자를 만들어 낸 사람이 누구였는지, 진정한 독재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연출을 맡은 여균동 감독은 “관객들의 요구에 따라 결말이 바뀌는 등 우리 극은 진화하고 있다”며 “대포폰, 보온병 등 계속 새로운 소재를 제공해주는 현 정권 덕분에 즐거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아큐’는 관객이 연극을 다 본 뒤 내고 싶은 만큼 관람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후불제 방식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공연은 내년 1월 4일까지 대학로 소리아트홀에서 열리며, 온라인 카페(http://cafe.naver.com/aaahq)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객석의 여유가 있을 때는 예약 없이 현장입장도 가능하다. 공연 문의 (02)539-9143

영상·글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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