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명석씨.
지에스건설 대리로 근무…“안전의식 아직 낮아”
다른 2명도 평범한 삶…유족들 장학재단 운영
삼풍사고 유족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서로 왕래가 뜸해졌지만 2001년 설립된 삼풍유족회 장학재단을 연결고리로 삼아 근황을 주고받고 있다. 장학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유족회장 김창식(79)씨는 “어린이 때부터 안전교육이 이뤄지도록 언론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장학재단에 대해 그는 “보상금을 받았다지만 죽은 사람 대부분이 매장 직원, 아르바이트 사원 등 서민층이었다”며 유족의 장래를 위해서는 장학재단이 좋겠다고 생각해 추진했다고 말했다. 일년에 두 차례에 걸쳐 20명씩의 유족 대학생에게 등록금을 주는데, 요즘은 금리가 낮아져 절반 정도밖에 못 주는 형편이다. 유족들은 29일 오전 11시 서울 양재동 시민의 숲 위령탑 앞에서 700~800명이 참가하는 추모행사를 열 예정이다. 김씨는 “지금까지 대통령은 고사하고 서울시장이나 서초구청장도 한번 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풍사고 발생 후 11일째 되던 날 극적으로 구출된 최명석(30)씨와 보름 이상 매몰됐다가 구조된 박승현(29·여), 유지환(27·여)씨 등 불행 속에서도 국민에게 큰 감동을 안겨줬던 기적의 생환자 3명은 모두 직장인, 주부 등 평범한 생활인으로 살고 있다. 건축설비를 전공한 대학생으로 사고를 당한 최씨는 현재 지에스건설 대리로 일하고 있다. 삼풍사건 등 대형 안전사고 발생 이후 만들어진 법에 따라 재해관리구역 내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를 주 업무로 하고 있다. 최씨는 “현장에서 지켜본 느낌으로도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안전의식은 결코 높아지지 않았다”며, 특히 공무원들이 적극성을 가지고 안전문제에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소신을 털어놓았다. 박씨는 다니던 근로복지공단을 그만둔 뒤 조용한 생활을 원해 언론 등과의 접촉을 가급적 피하고 있으나 최씨와는 소식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유지환씨는 3년 전 결혼해 의정부에서 살고 있다. 비극의 삼풍백화점 터에는 현재 50~90평대의 고가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서울시가 보상금 재원 마련을 위해 터를 매각했는데, 이 땅을 산 ㈜대상이 아파트를 지어 분양했다. 처음엔 참사가 난 자리여서 꺼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중엔 무너진 A동 터에 세워진 아파트가 한강이 보이는 등 전망이 좋다며 인기였다. 이인우 박상철 기자 iwlee21@hani.co.kr
다른 2명도 평범한 삶…유족들 장학재단 운영
삼풍사고 유족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서로 왕래가 뜸해졌지만 2001년 설립된 삼풍유족회 장학재단을 연결고리로 삼아 근황을 주고받고 있다. 장학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유족회장 김창식(79)씨는 “어린이 때부터 안전교육이 이뤄지도록 언론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장학재단에 대해 그는 “보상금을 받았다지만 죽은 사람 대부분이 매장 직원, 아르바이트 사원 등 서민층이었다”며 유족의 장래를 위해서는 장학재단이 좋겠다고 생각해 추진했다고 말했다. 일년에 두 차례에 걸쳐 20명씩의 유족 대학생에게 등록금을 주는데, 요즘은 금리가 낮아져 절반 정도밖에 못 주는 형편이다. 유족들은 29일 오전 11시 서울 양재동 시민의 숲 위령탑 앞에서 700~800명이 참가하는 추모행사를 열 예정이다. 김씨는 “지금까지 대통령은 고사하고 서울시장이나 서초구청장도 한번 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풍사고 발생 후 11일째 되던 날 극적으로 구출된 최명석(30)씨와 보름 이상 매몰됐다가 구조된 박승현(29·여), 유지환(27·여)씨 등 불행 속에서도 국민에게 큰 감동을 안겨줬던 기적의 생환자 3명은 모두 직장인, 주부 등 평범한 생활인으로 살고 있다. 건축설비를 전공한 대학생으로 사고를 당한 최씨는 현재 지에스건설 대리로 일하고 있다. 삼풍사건 등 대형 안전사고 발생 이후 만들어진 법에 따라 재해관리구역 내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를 주 업무로 하고 있다. 최씨는 “현장에서 지켜본 느낌으로도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안전의식은 결코 높아지지 않았다”며, 특히 공무원들이 적극성을 가지고 안전문제에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소신을 털어놓았다. 박씨는 다니던 근로복지공단을 그만둔 뒤 조용한 생활을 원해 언론 등과의 접촉을 가급적 피하고 있으나 최씨와는 소식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유지환씨는 3년 전 결혼해 의정부에서 살고 있다. 비극의 삼풍백화점 터에는 현재 50~90평대의 고가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서울시가 보상금 재원 마련을 위해 터를 매각했는데, 이 땅을 산 ㈜대상이 아파트를 지어 분양했다. 처음엔 참사가 난 자리여서 꺼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중엔 무너진 A동 터에 세워진 아파트가 한강이 보이는 등 전망이 좋다며 인기였다. 이인우 박상철 기자 iwlee21@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