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가구 중 21가구 불에 타…엘피지 폭발 추정
28일 새벽 2시40분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무허가 비닐하우스촌인 산청마을에서 불이 나 54가구 가운데 21가구를 태우고 1시간 만에 꺼졌다. 서초소방서는 이 화재로 인명피해는 없으며 9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고 밝혔다. 피해를 본 주민 43명은 인근 교회와 마을 자치회관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소방서와 주민들은 이날 화재가 엘피지(LPG) 가스 폭발로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광재(44) 산청마을회 부회장은 “새벽에 비닐하우스 46호에서 ‘펑’ 소리와 함께 가스통이 폭발했다”며 “주민 대부분이 폭발 소리를 듣고 잠옷 차림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다닥다닥 붙어 있던 집들이 불에 타기 쉬운 비닐과 합판으로 이어진 가건물이어서 피해가 커졌다.
한편 가스통이 폭발한 46호에 살던 주민 이아무개(56)씨는 사고 당시 밖으로 피했지만 이날 저녁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서초소방서 관계자는 “집주인 이씨를 찾고 있으며, 주민들의 진술을 토대로 방화 여부 등을 포함해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곳 주민들은 사업 실패 등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갈 곳이 마땅치 않다”며 “구청에서 대책을 마련해 추운 겨울이라도 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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