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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진료비 부담 덜었으니 건강 챙겨야죠”

등록 2010-10-18 09:31

외국인 노동자·새터민 대상
대한간학회, 무료 건강검진
17일 오후 3시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한국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 5층.

스리랑카, 카자흐스탄,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왁자지껄 각자의 언어로 떠들어대니 북새통이 따로 없다. 소란함 속에서도 20여명의 의료진들은 능숙하게 노동자들의 혈압을 재고 피를 뽑고 초음파 검사를 했다.

검사가 끝난 이들은 40분 정도를 기다린 뒤 간염 등 간질환 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의료진과 상담을 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날 모든 검사는 무료로 이뤄졌다. 한국에 온 지 17년이 됐다는 재중동포 최승길(53)씨는 “건강이 염려돼 3개월 전 담배를 끊었다”며 “진료비가 부담스러워 제대로 된 검사를 받지 못했는데 이렇게 무료로 검사를 해주니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대한간학회는 이날 제11회 ‘간의 날’을 맞아 외국인 노동자와 새터민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대한간학회는 2008년부터 30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을 해왔다. 올해부터는 새터민도 포함시켰다. 유병철 대한간학회 이사장은 “외국인 근로자와 새터민들은 의료혜택에서 소외돼 있는 경우가 많아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건강검진에서는 외국인들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들이 한국말이 서툴다는 점을 고려해 각 검사 문항에 대한 검진표를 색상별로 구성했고, 간질환에 대한 정보를 담은 소책자는 베트남어, 중국어, 몽골어 등 3개 국어로 번역해 준비했다. 또 간질환에 대한 문의사항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1 대 1 상담이 가능한 콜센터(080-012-1020)도 운영해 환자들의 편의를 높였다.

남한에 온 지 2개월이 됐다는 새터민 현아무개(22)씨는 “하나센터(북한이탈주민 지역적응센터) 소개로 건강검진을 받으러 왔다”며 “이런 기회가 계속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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