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남(52) 소장
파주 무건리 훈련장 확장반대 사진전 이용남 소장
오현리 주민 일상·투쟁 담아
이번엔 국회의원회관서 전시
“난 활동가…민중 삶 찍을 것” 군사 훈련에 신음하는 경기도 파주 주민들의 삶과 슬픔을 22년 동안 사진으로 담아온 현장사진연구소 이용남(52·사진) 소장이 12~13일 이틀동안 ‘무건리 훈련장 확장반대’를 주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사진전을 열고 있다. ‘우리가 오죽허면 이럽니까’라는 제목의 이번 사진전에는 훈련장 확장에 맞서 싸우는 파주 오현리 주민들의 일상과 투쟁을 담담한 시선으로 담은 30여장의 사진이 전시된다. 오현리의 마을 운동회 장면에서부터 앞장서서 싸우다 지난해 결국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주민 남창희(47)씨의 생전 모습, 총을 겨누는 시늉을 하며 ‘어떻게 우리에게 총을 겨누냐’고 미군에게 항의하는 주민도 볼 수 있다. 이 소장은 이번 사진전을 통해 무건리 훈련장의 모순을 고발한다. “훈련장 확장으로 오현리 주민들의 삶은 뿌리채 흔들리고 있습니다. 무건리 훈련장의 절반은 지난 2002년 미선·효순 두 여중생을 압사시켰던 미 2사단이 사용하고 있고 그 훈련 성과는 멀리 이라크 전쟁에 쓰였습니다. 훈련장 확장은 그 정당성을 잃었습니다.” 이 소장은 자신을 사진작가가 아닌 ‘사진활동가’라고 말한다. 그는 사진이 모순된 현실을 대중에게 알리고 변화를 가져오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지금까지 국내에서 한 번도 개인전을 열지 않은 이유도 ‘사진이 사진가 개인을 위한 작품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1988년 파주 장파리에서 미군 훈련차량에 깔려 숨진 7살 아이의 가족이 오열하는 사진 등을 찍어 파주 전 지역을 다니면서 전시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거리 사진전만 500회를 했습니다. 보수적인 파주 주민들이 미군 문제에 대해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습니다.” 이번 국회 전시회는 그에게는 첫 실내 행사다. 훈련장 확장을 막기 위해서는 토지 수용에 대한 법을 바꿔야 한다고 판단해 무대를 거리에서 국회로 옮겨왔다. 민노당 홍희덕 의원 후원으로 이뤄진 이번 전시회는 오는 31일 다른 사진들로 바꾸어 한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이 소장은 앞으로 미국, 독일 등 자신의 사진으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곳을 계속 찾아다닐 계획이다. 그는 “미선·효순이 사진을 계기로 ‘반미 사진가’로 불리게 됐지만 실은 민중의 삶을 담고자 했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민중과 함께 서로 호흡하는 사진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이번엔 국회의원회관서 전시
“난 활동가…민중 삶 찍을 것” 군사 훈련에 신음하는 경기도 파주 주민들의 삶과 슬픔을 22년 동안 사진으로 담아온 현장사진연구소 이용남(52·사진) 소장이 12~13일 이틀동안 ‘무건리 훈련장 확장반대’를 주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사진전을 열고 있다. ‘우리가 오죽허면 이럽니까’라는 제목의 이번 사진전에는 훈련장 확장에 맞서 싸우는 파주 오현리 주민들의 일상과 투쟁을 담담한 시선으로 담은 30여장의 사진이 전시된다. 오현리의 마을 운동회 장면에서부터 앞장서서 싸우다 지난해 결국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주민 남창희(47)씨의 생전 모습, 총을 겨누는 시늉을 하며 ‘어떻게 우리에게 총을 겨누냐’고 미군에게 항의하는 주민도 볼 수 있다. 이 소장은 이번 사진전을 통해 무건리 훈련장의 모순을 고발한다. “훈련장 확장으로 오현리 주민들의 삶은 뿌리채 흔들리고 있습니다. 무건리 훈련장의 절반은 지난 2002년 미선·효순 두 여중생을 압사시켰던 미 2사단이 사용하고 있고 그 훈련 성과는 멀리 이라크 전쟁에 쓰였습니다. 훈련장 확장은 그 정당성을 잃었습니다.” 이 소장은 자신을 사진작가가 아닌 ‘사진활동가’라고 말한다. 그는 사진이 모순된 현실을 대중에게 알리고 변화를 가져오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지금까지 국내에서 한 번도 개인전을 열지 않은 이유도 ‘사진이 사진가 개인을 위한 작품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1988년 파주 장파리에서 미군 훈련차량에 깔려 숨진 7살 아이의 가족이 오열하는 사진 등을 찍어 파주 전 지역을 다니면서 전시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거리 사진전만 500회를 했습니다. 보수적인 파주 주민들이 미군 문제에 대해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습니다.” 이번 국회 전시회는 그에게는 첫 실내 행사다. 훈련장 확장을 막기 위해서는 토지 수용에 대한 법을 바꿔야 한다고 판단해 무대를 거리에서 국회로 옮겨왔다. 민노당 홍희덕 의원 후원으로 이뤄진 이번 전시회는 오는 31일 다른 사진들로 바꾸어 한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이 소장은 앞으로 미국, 독일 등 자신의 사진으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곳을 계속 찾아다닐 계획이다. 그는 “미선·효순이 사진을 계기로 ‘반미 사진가’로 불리게 됐지만 실은 민중의 삶을 담고자 했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민중과 함께 서로 호흡하는 사진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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