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측근’ 천회장 자녀 압수수색 회사 주식보유
남 사장, 실세 상대 연임로비설 사실여부 주목
* 남상태 : 대우조선 사장
남 사장, 실세 상대 연임로비설 사실여부 주목
* 남상태 : 대우조선 사장
대우조선 협력사 압수수색
검찰이 ㅇ공업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1년 넘게 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 연임로비 의혹’ 사건 수사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준비된 수사임에도 검찰이 어떤 성과를 올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 1년 넘게 계좌추적만 이른바 ‘연임로비’ 의혹의 핵심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3월 취임한 남상태 사장이 이명박 정부의 실세에게 거액을 상납한 뒤 2009년 2월 연임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는 산업은행이어서 사실상 정부가 사장 임명권을 쥐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참여정부 때 선임된 기관장의 상당수가 임기도 채우지 못한 채 쫓겨났고, 남 사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처남인 김재정(작고)씨의 친구로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와도 친분이 있으며 △김회선 전 국정원 2차장과 처남-매제 사이인 점 등이 알려지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이런 이야기들은 증권가 등을 통해 차츰 세간에 알려지더니 결국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지난해 5~6월께 내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그 이후 1년이 넘도록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 이와 관련해 당시 검찰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특수1부가 한나라당 공성진·현경병 의원 불법 정치자금 수수사건, 안원구 국세청 국장 뇌물 사건 등 더 시급한 사건에 투입되는 바람에 처리가 미뤄진 것”이라며 “남 사장과 그 주변에 대한 광범한 계좌추적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폭넓은 계좌추적을 진행하던 수사팀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세 자녀가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인 ㅇ공업 계열사 주식 수십억원어치를 소유하고 있는 사실을 파악했다. 실세가 누군지 특정되고, 소문이 사실일 수 있다는 단서를 찾아낸 것이다. 이와 함께 ㅇ공업이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흔적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특수1부가 지난 4월 ‘한명숙 전 국무총리 9억여원 수수 의혹’ 사건에 투입되고, 검찰 인사철까지 맞물리며 연임로비 의혹 사건은 또다시 후순위로 밀렸다. 그사이 언론을 통해 연임로비의 윤곽과 단서 등이 알려져 사실상 공개수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여기에 남 사장 쪽은 “하청업체 비자금은 우리와 무관하고, 연임로비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남 사장의 후임 자리를 노리거나 이권을 챙기려는 브로커들까지 소문을 확대 재생산하는 등 ‘작업’에 나선 상황이다. 여러모로 수사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것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사실 이런 민감한 사안일수록 총장과 검사장 등 수뇌부가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해 계속 미뤄져 온 셈”이라며 “이제 사건이 공식화된 만큼 검찰로서도 가는 데까지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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