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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양천서 고문 경찰관 4명 구속

등록 2010-06-23 22:40

서울 양천경찰서 고문 수사 사건 관련 경찰관들(모자쓴 사람들)에 24일 오전 서울 남부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뛰어 나서고 있다.  이들을 호송하던 경찰은 취재진의 마이크와 카메라를 손으로 가리기도 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서울 양천경찰서 고문 수사 사건 관련 경찰관들(모자쓴 사람들)에 24일 오전 서울 남부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뛰어 나서고 있다. 이들을 호송하던 경찰은 취재진의 마이크와 카메라를 손으로 가리기도 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피의자에게 고문·가혹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 양천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이 구속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홍우)는 23일 양천서 강력팀 성아무개 팀장 등 4명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독직폭행 혐의로 구속수감했다. 이에 앞서 서울남부지법 최의호 영장담당판사는 이들의 영장을 심사한 뒤 “형사사법절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중대한 사안으로, 범죄에 대한 (검찰의) 소명이 있으며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최 판사는 이들과 함께 청구됐던 경찰관 박아무개씨의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최 판사는 양천서 강력팀의 최하급자인 박씨가 “가담 정도가 가볍고, 가담한 부분은 폐쇄회로텔레비전에 증거가 남아 있어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구속된 이들을 상대로 고문·가혹 행위를 은폐하려는 윗선의 지시나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영장이 기각된 박씨에 대해서는 보강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대검찰청에 의뢰해 양천서 폐쇄회로화면이 저장된 하드디스크를 분석한 결과, 3월9일부터 4월2일까지의 강력팀 사무실 영상은 삭제된 게 아니라 기술적인 문제로 촬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기간은 여러 명의 피의자가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한 시기와 정확히 겹친다. 그래서 ‘경찰이 고문을 은폐하려고 당시 화면을 삭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는데, 검찰이 일단 이런 의심의 근거가 없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 시기의 녹화기록만 누락된 이유를 여전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녹화가 안 되도록) 외부에서 조작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더 자세하게 조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사건의 조사 결정문을 이날 오전 대검찰청 민원실에 내고 수사 확대를 요청했다. 양천서는 지난 22일 강서양천시민모임 등의 건의를 받아들여 시민단체가 지정하는 인권단체를 통해 일선 수사관들의 인권교육을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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