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출신 지방선거 당선자 축하연서
고려대 교우회, 선거 전엔 동문 후보 안내 메일…선거 뒤엔 당선 축하연
고려대 교우회, 선거 전엔 동문 후보 안내 메일…선거 뒤엔 당선 축하연
고려대 교우회(회장 천신일)가 6·2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동문들을 위해 최근 축하연을 열었다. 선거 전인 지난달 19~20일 지방선거에 나선 동문 후보들의 신상명세를 담은 전자우편을 보냈던 고대 교우회가 이번엔 당선된 동문들을 초청해 축하패를 건네며 끈끈한 ‘교우애’를 과시한 것이다.
지난 21일 저녁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대 교우회관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및 기초단체장 당선 교우 축하연’에는 천신일 고대 교우회장과 이기수 고려대 총장, 김정배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축하를 받는 당선자로는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와 김승환 전북교육감 당선자, 안덕수 강화군수 당선자, 김영배 성북구청장 당선자 등이 참석했다.
광역단체장 및 기초단체장에 당선된 고려대(대학원 및 특수 대학원 최고위 과정 등 포함) 출신 교우는 모두 39명이다. 광역단체장 당선자 가운데 고려대 출신인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와 허남식 부산시장 당선자는 이날 행사에 오지 않았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이지만 고려대 국제대학원 글로벌그린리더십과정(6개월)을 수료해 고려대 교우로 분류되는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도 불참했다.
참석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했지만, 초대에 응한 당선자들의 발언만은 ‘화끈했다’.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한나라당)는 “(아슬아슬한 승부 때문에) 밤에 잠을 잘 못 주무시게 해 우선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웃음을 자아낸 뒤 “내 인생에 보약과 같은 경험이었다”며 운을 뗐다. 오 당선자는 이어 “고대(출신이) 아니었으면 승리했겠나 싶다”며 “(상대인 한명숙 후보와) 2만6천표 차이였는데 고대 교우가 29만이라고 하니 3분의1 정도가 서울에 있다고 치면 교우(의 표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고대 나왔다는 사실을 부끄럽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안덕수 강화군수 당선자(무소속)는 “맹호는 굶주려도 풀을 먹지 않는다는 고대만의 가르침을 떠올린다”며 “이런 정신으로 열심히 하겠으니, 강화 지역에 투자를 많이 해달라”고 부탁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당선자(민주당)는 “제가 이 자리에서 막내다. 민족고대가 있는 성북구 튼튼히 지키겠다. 지켜봐달라”고 인사했다.
이에 천신일 교우회장은 축사에서 “당선 교우들은 고대인의 긍지와 자부심이며, 선진 한국을 창조하는 대표 리더”라며 “교우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앞으로 (당선자들의) 애환을 함께 하며 도움을 주는 교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수 고대 총장은 “한국은 10년 이상 풀이 죽어 있었는데, 이는 마치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그리스에 이긴 뒤 승리에 도취돼 주춤한 것과 같다”며 “이 문턱에서 주저앉지 말고 고대 교우들이 한국을 선진국으로 진입시키는 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총장은 “다음 선거 이후에는 전국 단체장에 대해 대학출신별 그림을 그려봤으면 좋겠다”며 “그랬을 때 가장 발전된 곳이 고대출신이 있는 지역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교육감 당선자 가운데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선거에 나섰던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 당선자가 축하연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으나, 특별한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교육감 당선자로서 준비해야 할 일도 많을텐데,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동문 축하연에 참석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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