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보도에 주한미군 확인…국방부 “침몰과 무관”
천안함 침몰 사건 20여분 전까지 불과 75해상마일(139㎞) 떨어진 곳에서 한국과 미국이 한국 잠수함을 가상적으로 설정해 추적하는 대잠훈련을 했다고 주한미군이 6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천안함 사건 이후 미국 관리들이 한-미 합동 군사훈련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이피>(AP) 통신은 미군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천안함이 침몰하기 전 75마일 떨어진 곳에서 미군 구축함 2척과 다른 함정들이 한국 해군의 잠수함(정)을 가상적으로 삼아 추적 훈련을 벌였다고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 대변인 제인 크라이턴 대령은 이 훈련이 3월25일 22시에 시작해 26일 21시에 종료됐으며, 그 이유는 천안함 내의 폭발(blast) 때문이었다고 확인했다.
통신은 서방전문가들이 여전히 그날 백령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의문들을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못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천안함은 계획적인 공격이라기보다는 적개심을 가진 지휘관의 소행이거나, 사고 또는 훈련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잠훈련은 3월 초부터 11일 동안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키리졸브 연습에 이어 3월 중순 시작된 포 이글 연습의 일환이었으며, 포 이글은 미 해병대의 실전 사격과 공중 공격, 시가전, 대잠훈련 등 여러 훈련이 포함돼 있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이에 대해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26일은 14~21시까지 해상으로 침투하는 북한 특수전부대를 차단하는 훈련이 있었으며, 이 가운데 17시까지의 훈련에 대잠훈련이 있었다”고 말하고 21시 이후엔 훈련이 종료되고 야간 경비임무를 수행하도록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훈련은 천안함 침몰 지점과 170㎞ 떨어진 곳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천안함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원 대변인은 덧붙였다. 훈련 지점에 대한 설명이 한·미가 엇갈리는 데 대해 한 군사전문가는 바다에서 움직이는 해상 기동 훈련은 수십㎞가량 되므로 거리를 말할 때 이런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태호 권혁철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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